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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쫓아 줄게"…40대女 밟아 숨지게 한 법사

폭행치사 혐의…1심, 피해자 母 처벌 불원 등 고려
종교인·무속인의 '악귀 치료'에 사망사건 반복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2017-12-22 12:54 송고 | 2017-12-22 13:46 최종수정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몸에서 귀신을 내쫓아주겠다'며 40대 여성을 마구 밟아 숨지게 한 사찰 법사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법사는 불교 교리를 가르치는 사람을 가리킨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김양섭)는 김모씨(43·여)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폭행치사)로 재판에 넘겨진 손모씨(52)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손씨는 지난 10월 자신이 일하는 사찰 법당에서 김씨의 배 위로 올라가 양발로 가슴과 배 부위를 수차례 밟아 김씨가 명치 충격에 의한 쇼크 등으로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됐다.

부검결과 김씨는 양쪽 갈비뼈가 골절됐고 간 왼쪽엽 일부분이 파열됐으며 복부 피하지방층이 으깨지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몸에서 다수의 멍도 발견됐다.

손씨는 정신병을 앓는 김씨의 몸에서 귀신을 내쫓는다는 이유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손씨가 법사로 있는 사찰의 신도의 딸이었다.
재판부는 "손씨는 지켜보던 김씨의 어머니가 '딸이 죽겠다'며 여러차례 그만할 것을 요청했지만 계속했다"며 "손씨의 폭행이 상당시간 지속됐고 정도도 상당한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치료를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범행으로서 동기나 경위에 있어 다소나마 참작할 만한 측면이 있고 김씨의 어머니가 처벌을 원치 않는 점, 김씨가 의식을 잃자 구급행위를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종교인이나 무속인이 귀신을 물리치는 '치료'라는 명목으로 정신질환자나 약자를 폭행해 숨지게 하는 사건은 반복해서 벌어지고 있다. 

무속인 김모씨(52·여)는 2014년 포항에서 '귀신을 쫓는다'며 굿을 하다 30대 여성의 갈비뼈 15개를 부러뜨려 사망케했다. 김씨는 1심에서 징역 2년을, 2심에서 이보다 낮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또 A목사(48)는 지난 4월 광주에서 한 달 넘게 몸을 압박하는 안수기도를 해 B씨(39·여)를 사망케 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B씨의 어머니 역시 공범으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귀신을 쫓는다'는 명목으로 범행했지만 B씨는 조현병 환자였다. 조현병은 치료·관리가 가능한 뇌 질환 중 하나로 약물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종교인의 말을 듣고 직접 폭행을 저지른 경우도 있다. 최모씨(26·여)는 지난 2월 귀신을 떼어내겠다며 세살 배기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범행 몇달 전 한 무속인으로부터 '딸이 귀신에 빙의된 것 같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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