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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비트'가 키운 화마…의정부 참사 닮은꼴

58명 사상자 낸 제천화재…필로티구조·불에 약한 마감재·초동진화 실패

(의정부·제천=뉴스1) 최대호 기자, 송근섭 기자 | 2017-12-22 07:52 송고 | 2017-12-22 09:21 최종수정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 2017.12.21/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불로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부상했다. 2017.12.21/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22일 오전 7시 기준 58명의 사상자를 낸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는 3년 전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 참사와 닮은꼴이다. 적어도 피해가 커진 이유만을 놓고 보면 그렇다.

다수 인명피해를 초래한 두 화재의 공통점은 건물 형태가 통풍이 잘되는 필로티 구조라는 것과 화재에 취약한 드라이비트를 외벽 마감재로 사용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불법 주차 등의 문제로 초동진화에 실패했다는 점도 두 참사의 공통점이다. 사실상 '판박이' 재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 화재현장을 통제하고 있는 경찰. 뉴스1 자료사진. © News1 

스포츠센터 화재가 처음 촉발한 곳은 1층 주차장이다.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불은 필로티 구조물에 주차된 차량에서 처음 시작됐다.

의정부 화재도 1층 필로티 구조 주차장에 있던 4륜 오토바이에서 난 불이 원인이 됐다.
필로티는 벽면 없이 기둥만으로 상층부를 지탱하는 구조의 저층 개방형 건축물로 원활한 통풍 탓에 화재 시 불이 상층부 외벽으로 옮아 붙기 쉽다.

외벽으로 번진 불은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바른 외장 마감재인 드라이비트를 만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의정부 화재가 그랬고 이번 제천 스포츠센터 건물 화재도 마찬가지였다.

드라이비트는 가연성이 뛰어난데다 연소 시 많은 양의 유독가스를 내뿜는다. 유독가스는 화재 사고 인명피해의 주 원인이다.

필로티 구조와 불에 취약한 마감재 등의 악조건과 함께 참사를 키운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초동진화 실패'다.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 News1 조영석 기자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한 8층짜리 스포츠센터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뉴스1 © News1 조영석 기자

의정부 화재의 경우 애초 주차장에서 발생한 '단순 화재'로 판단했던 소방당국의 안일한 대처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인한 소방차 진입 지연 등이 초동진화 실패의 이유가 됐다. 당시 소방대는 화재 발생 50분가량이 지난 후에나 본격적인 진화작업에 나설 수 있었다.

제천 화재 역시 초동진화 실패로 인해 피해가 컸다. 소방당국은 신고 7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으나 스포츠센터 주변 주정차 차량이 많아 화재 진압에 어려움을 겪었다. 현장에 1대 밖에 없었던 굴절차는 한때 사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는 등의 문제로 소방관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한편 2015년 1월10일 오전 9시27분께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는 4명 사망 126명 부상 등 130명의 인명피해와 45억9445만원의 재산손실을 기록했다.

21일 오후 3시53분께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는 사망 29명, 부상 29명의 인명피해를 냈다. 소방당국은 22일 오전 6시30분께 인명검색을 재개했으며 오전 9시30분께는 경찰, 국과수, 소방당국 등이 참여하는 현장 합동감식이 예정된 상태다. 재산피해 규모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소방대원들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도소방본부는
소방대원들이 22일 오전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수색하고 있다. 도소방본부는 "현재 29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2017.12.22/뉴스1 © News1 김용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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