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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 10년만에 연극 복귀…셰익스피어 '리처드3세'서 악역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7-12-20 14:51 송고 | 2017-12-21 08:56 최종수정
황정민 리처드3세 포스터  (샘컴퍼니 제공)© News1

영화계에서 주로 활약하던 배우 황정민이 '리처드3세'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황정민은 내년 2월6일부터 3월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는 셰익스피어 원작 연극 '리차드3세'에 주인공인 리처드3세 역할로 출연한다. 그는 이전까지 뮤지컬 '어쌔신' '오케피' 등을 통해 무대에 꾸준히 올랐으나 연극은 2008년 '웃음의 대학' 이후 처음이다.
'리처드3세'는 영국 장미전쟁시대의 실존인물을 바탕으로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쓴 초기 희곡이다. 셰익스피어가 탄생시킨 수많은 캐릭터 가운데 리처드3세는 가장 매력적인 악인으로 평가 받고 있다. 언변과 권모술수, 유머감각, 탁월한 리더십으로 경쟁구도의 친족들과 가신들을 모두 제거하고 권력의 중심에 선다.
배우 황정민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0./뉴스1 © News1

황정민은 이번 작품에서 볼품없이 못생긴 얼굴과 움츠러든 왼팔, 곱사등의 장애를 뛰어넘는 리처드3세를 연기한다. 그는 2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밀레니엄 서울 힐튼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셰익스피어 작품을 한다면 꼭 이 작품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전 뮤지컬 오케피를 하면서 마음을 먹고 있었고, 이번에 좋은 기회가 닿아 시작하게 됐다"며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인데 선배님들이 하는 고전극을 보며 배웠는데 선배가 된 시점에서 후배들이 보고 배울 만한 작품에 나오게 됐다"고 했다. 

황정민은 "리처드3세는 왕권을 얻기 위해 얼마나 사악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수많은 가면을 가진 캐릭터라 인간 심리에 관한 공부를 많이 한다"고 했다. 이어 "발음과 호흡을 정확하게 해서 후배들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연극 리처드3세는 '왕세자 실종사건' '메피스토' '메디아' '주홍글씨' '더 코러스–오이디푸스' 등 연극, 뮤지컬, 오페라, 음악극, 창극을 만든 서재형 연출과 '제11회 차범석희곡상'에 당선된 한아름 작가가 힘을 합쳤다. 연출가와 작가는 부부다.

서재형 연출은 "'리처드3세'는 셰익스피어의 걸작 목록에는 들지 않는 작품이지만 고전이 가지는 힘이 있다"며 "연출이 닿지 않은 부분은 배우들의 힘으로 메꿨다"고 했다. 한아름 작가는 "장미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악인 리처드3세의 이야기지만, 권력을 향한 인간 군상과 장애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각 등 현대에서도 새길 부분이 있다"며 "작품을 인간의 심리에 맞춰 각색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대디자이너 정승호와 제38회 서울연극제 무대예술상을 수상한 김영빈 조명 디자이너를 비롯해 이태현 음악감독, 조수현 영상디자이너와 조윤형 소품디자이너, 김유선 분장디자이너, 김미정 의상디자이너 등이 스태프로 참여했다.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 출연 중인 배우 정웅인은 리차드3세의 친형이자 요크가의 황제 에드워드4세 역으로 변신한다. 또 연기파 배우 김여진은 긴 공백을 깨고 6년 만에 연극으로 돌아와 극 중 리차드3세의 형수이자 권력 쟁탈전을 벌이며 극의 긴장감을 높일 엘리자베스 왕비 역으로 나선다.​
배우 황정민(왼쪽부터), 김여진, 정웅인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0./뉴스1 © News1
배우 황정민(왼쪽부터), 김여진, 정웅인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연극 '리차드3세'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7.12.20./뉴스1 © News1

이와 함께 김도현은 리차드3세의 온갖 악행을 실행하는 집행자인 심복 버킹엄 역을 맡는다. ‘레미제라블’ ‘아리랑’ 등 대형 뮤지컬에서 활동한 배우 박지연이 ‘리차드3세’로 데뷔 이래 첫 연극 무대에 도전한다. 박지연은 극 중에서 남편과 시아버지를 죽이고 가문을 몰락시킨 원수 리차드3세를 증오하지만 결혼까지 하게 되는 앤 역을 연기한다.

국립창극단 출신이자 젊은 소리꾼인 정은혜는 요크가와 리차드3세에 의해 가문이 몰락 당하고 미치광이가 된 마가렛 왕비 역을 맡았다. 이 밖에 임기홍이 극 중 리차드3세의 탐욕을 충족하고 악행을 도와 권력암투의 피바람을 증폭시키는 시장, 리버스, 집행인 역 등 여러 역할로 출연한다.

정웅인은 "황정민이 '원 캐스팅'으로 나서면서 다른 배우들도 혼자서 배역을 맡게 됐다"며 "관객들이 고전이 보기 힘들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했다. 김여진은 "연극은 영화나 드라마와 달리 '밥심'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연극은 배우의 최대치를 끌어 올리는 장르"라고 했다. 또 김도현은 "셰익스피어는 아름다운 수다쟁이라고 생각한다"며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어보겠다"고 했다. 문의 (02)692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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