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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흥행 2위 '국제시장' 표절 논란…손배소송 제기

시나리오 작가 김모씨, CJ에 "7000만원 배상해"
줄거리·주제의식·전개방식·사건 등 유사성 주장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7-12-18 05:00 송고 | 2017-12-18 13:42 최종수정
관객들이 영화 '국제시장'의 대형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2015.1.4/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관객들이 영화 '국제시장'의 대형 포스터 앞을 지나고 있다. 2015.1.4/뉴스1 © News1 한재호 기자

가난한 현대사에서 아버지 세대가 겪은 희생과 고난을 공감 있게 다뤄 역대 관객 수 2위를 기록한 영화 '국제시장'이 표절 논란에 휘말려 민사소송이 제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시나리오 작가 김모씨는 영화 '국제시장' 투자·배급사인 CJ E&M과 제작사 JK필름을 상대로 "7000만원을 배상하라"는 내용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제시장'이 개봉되기 5년 전인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영화 인재 양성을 위한 '문화콘텐츠 기획창작 아카데미'를 개설했다. 당시 수강생 중 한 명이었던 김씨는 축구선수 차범근씨 등을 소재로 한 '차붐'이라는 시나리오를 졸업작품으로 제출했다.

해당 시나리오는 1960~1970년대에 인력으로 수출된 파독(派獨) 광부·간호사의 삶을 줄거리로 하고 '국가 발전과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 시대에 대한 이해와 감사'라는 주제 의식을 담았다. 김씨는 '국제시장'의 전반적인 내용이 이런 자신의 졸업작품과 매우 흡사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근현대사의 실존 인물을 등장시키는 전개 방식도 유사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김씨의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국제시장' 영화에도 똑같이 나온다. 이 밖에도 시나리오는 가수 나훈아(영화에선 남진), 코미디언 이주일(서영춘), 예술가 백남준(앙드레김), 스포츠 선수 박지성(이만기)이 등장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특히 김씨 측은 주제 의식을 드러내기 위한 등장인물과 구체적인 줄거리도 매우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파독 광부를 주요 인물로 설정한 점과 독일에서 파독 간호사를 만나 결혼하게 되는 전개, 광부 생활 중 갱도가 무너지는 장면 등 구체적인 주요 사건과 그 묘사까지 유사한 건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씨는 아카데미에서 수강했을 당시 강사였던 CJ 소속 김모씨 등 3명에 의해 졸업작품집에 실린 자신의 시나리오가 CJ 측에 전달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김씨는 지난 2015년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콘텐츠분쟁 조정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했다. 위원회에서는 CJ E&M과 JK필름에 "김씨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그의 다른 시나리오에 투자하라"는 조정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CJ 등이 이에 응하지 않자 소송을 냈다.

반면 CJ 측은 김씨의 저작권을 침해한 사실이 없다는 입장이다. 영화가 흥행하자 김씨가 시나리오와의 일부 유사성을 들며 보상을 주장한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17일 접수된 해당 소송은 서울중앙지법 민사208단독 유영일 판사에게 배당됐다. 첫 변론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1960~1970년대 파독 광부의 삶을 다룬 영화 '국제시장'은 현재까지 한국에서 상영된 영화 중 두 번째로 많은 누적 관객 수(1426만명)를 기록했다. 가난한 현대사 속에서 아버지 세대가 겪은 희생과 고난에 대해 많은 공감을 얻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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