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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천원 넘게 올랐는데…아이코스 200원만 인상 왜?

소비자 '안도'… 필립모리스, 비용 부담 줄이기 위해 국내생산으로 전환
KT&G·BAT코리아는 가격 인상 신중…"인상 여부 미정"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17-12-15 14:54 송고 | 2017-12-15 16:17 최종수정
서울 종로구 아이코스(IQOS) 광화문점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시되어 있다. 2017.12.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종로구 아이코스(IQOS) 광화문점에 궐련형 전자담배가 전시되어 있다. 2017.12.10/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아이코스(IQOS)의 전용담배 '히츠(HEETS)' 가격이 오는 20일부터 4500원으로 200원 오른다. 소비자들은 예상보다 낮은 가격 인상 폭에 안도감을 나타내고 있다. 세금이 1000원 이상 오른다는 소식에 5000원 이상으로 인상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 탓이다. 

한국필립모리스와 달리 KT&G와 BAT코리아는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 계획을 유보했다. 후발주자로서 당분간 가격을 동결할 것으로 예측된다.
◇'히츠' 200원 가격 인상…일반담배와 같은 4500원

한국필립모리스는 오는 20일부터 히츠의 소비자 가격을 갑당 43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한다고 15일 밝혔다. 4500원은 일반 담배와 같은 가격 수준이다.

이번 히츠 가격 인상은 세금 인상에 맞춰 이뤄졌다. 지난달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529원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된 데 이어 담배소비세(897원)와 지방교육세(395원), 건강증진부담금(750원)도 인상이 결정됐다.
궐련형 전자담배에 붙는 세금은 현행 1739원에서 2986원으로 총 1247원 오른다. 업계에서는 담뱃세가 3000원에 육박하고 소매점 수수료가 10%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원가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세금 인상분을 고려할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이 5000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해 왔다. 앞서 2015년 담뱃세를 올렸을 때도 인상분이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됐기 때문이다. 현재 판매가 4300원에 세금 인상 폭 1247원을 더하면 산술적으로 가격은 5547원이다.

필립모리스는 시장 확대와 경쟁사 가격 정책을 고려해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 정일우 한국필립모리스 대표는 "세금 인상이 서민 부담으로 전가되지 않도록 해 달라는 국회와 정부의 협조요청을 고려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했다"며 "'담배연기 없는 미래'라는 비전을 위해 일반 궐련담배에서 아이코스로 전환하고자 하는 성인 흡연자들의 선택권을 해치지 않는 가격수준을 정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가격 상승 폭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안도하는 분위기다. 아이코스 커뮤니티에는 "인상액이 200원 정도면 선방한 것 같다", "사재기 안 해도 되겠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서울 종로구의 한 아이코스 매장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아이코스 매장으로 시민들이 들어가고 있다. /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히츠 원가는 얼마?…'거품 vs 비용절감'

일각에서는 아이코스 히츠의 원가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히츠에 붙는 세금 인상액에서 가격 인상분을 빼더라도 한 갑당 1000원 이상 필립모리스의 부담이 늘어난다.

아무리 시장 성장이 중요해도 담배 제조사가 밑지고 제품을 팔지 않는다. 사실상 그전까지는 히츠 한 갑당 1000원 이상의 이익을 남겨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히츠 인상가격 4500원에서 세금 2986과 소매점 수수료 약 10%(450원)을 빼면 남는 금액은 1000원 정도다. 여기에 물류비와 관세 등을 제외하면 실제 원가는 상당히 낮을 거라는 추정이다.

한 소비자는 "도대체 제조사가 얻는 이익이 얼마냐"며 "그동안 비싸게 부풀려서 판매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원가는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궐련형 전자담배의 원가가 일반 담배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궐련형 전자담배의 궐련 양은 적지만 공정이 다르고 자동화가 어렵다"며 "비용 부담이 큰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필립모리스는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수입하던 히츠를 국내 생산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2019년까지 총 4억2000만달러(4600여억원)를 경남 양산공장을 증축한다. 아시아 최초의 히츠 생산기지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국내에서 히츠를 생산하면 항공운송료와 관세 등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가격 인상액이 적은 것은 이런 부분을 반영한 영향도 있다"고 답했다. 국내 첫 생산 시점은 내년 2분기다.

공장 증축이 완공되면 일본 등 아시아권 등으로 수출될 가능성도 높다. 가까운 일본이 유력한 후보다. 이탈리아에서 생산할 때보다 운송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양산공장에서 생산한 말보로·팔리아멘트·버지니아 S.·라크 등 일반 궐련담배 브랜드는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궐련형 전자담배 가격 인상 본격화?…KT&G·BAT '신중'  

필립모리스가 히츠 가격을 올리면서 KT&G와 BAT코리아의 가격 인상 여부도 관심 사항으로 떠올랐다. 현재 KT&G는 릴(lil)을, BAT코리아는 글로(glo)를 판매 중이다.

두 회사 모두 가격 인상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당분간 전용담배인 핏(Fit)과 던힐 네오스틱(Dunhill Neostiks) 가격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후발주자로서 다소 출혈이 있더라도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아이코스 소비자들의 수요를 흡수하겠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여기에 생산공장이 국내에 있어 관세와 항공운임료 부담이 없는 점도 힘을 보탰다.

KT&G 관계자는 "향후 시장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BAT코리아 관계자도 "가격 인상 여부에 대해 논의할 수 있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며 "인상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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