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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승자독식 한일전, '20%'를 염두에 둬야할 수비수

신태용호, 16일 오후 일본과 우승 놓고 대회 최종전

(도코(일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12-15 09:26 송고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3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내용을 지시하고 있다. 2017.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2017 동아시안컵(EAFF E-1 풋볼 챔피언십) 일본과의 경기를 앞둔 신태용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3일 오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 보조경기장에서 선수들에게 훈련 내용을 지시하고 있다. 2017.12.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이긴 자가 모든 것을 얻는다. 라이벌전의 자존심도, 월드컵 본선을 앞둔 자신감도 그리고 대회 우승 트로피도 이 한 경기에 달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은 1차전에서 중국과 2-2로 비겼고 2차전에서는 북한을 1-0으로 꺾었다. 마지막 상대는 일본. 일본은 현재 2승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판은 제대로 깔렸다.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팀들이 미리 정해진 순서대로 맞붙는 대회인데 마지막 날 마지막 경기가 마치 토너먼트 대회의 결승전처럼 됐다. 심지어 한일전이다. 언제 어느 때고 중요한 숙명의 라이벌전이 외나무다리 위에서 펼쳐지게 됐다.

적잖은 이들이 대회를 앞두고 이런 그림을 예상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중국이나 북한보다 앞서는 한국과 일본이 대회 최종전에서 만나는 스케줄이라 기대했고 한편으로는 기다렸던 만남이다. 당사자들도 단단히 준비하고 있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신태용 감독은 "월드컵을 앞두고 열리는 한일전이라 부담이 없다면 거짓이다. 앞선 2경기가 어찌될지 모르겠지만, (중국, 북한전에서)좋은 경기해도 한일전이 잘못되면 비난을 받고 선수들 사기도 떨어질 수 있다. 일본을 이길 수 있게 준비를 잘하겠다"는 말로 출사표를 대신한 바 있다.

이번 대결은 역대 78번째 한일전이다. 지금까지의 전적은 한국이 꽤 많이 앞서 있다. 77전 40승23무14패, 한국의 우위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지난 2015년 중국 우한에서 열린 6회 동아시안컵에서 1-1로 비기고 그 2년 전 한국에서 열린 5회 동아시안컵에서 1-2로 패한 것을 포함, 최근 5번의 한일전에서는 3무2패로 밀리고 있다.

한국이 일본을 마지막으로 꺾은 것은 7년 전이다. 일본 사이타마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친선경기였는데, 당시 한국은 '캡틴' 박지성의 선제 결승골과 박주영의 추가골을 묶어 2-0 완승을 거뒀다. 대표팀 공격수 김신욱은 "선수들 모두 최근 일본과의 전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번에는 반드시 그 징크스를 깰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일본이 12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2-1로 승리, 2연승을 기록했다. © AFP=News1
일본이 12일 일본 도쿄의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2차전에서 2-1로 승리, 2연승을 기록했다. © AFP=News1

다득점 보다는 1골차 승부를 예상할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수비수들의 집중력이 요구된다. 결승전 같은 단판승부다. 실력을 발휘하는 것만큼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특히 한 번의 미스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수비수들은 특히 유념해야한다. 1990년대 대표팀 수비라인의 기둥으로 활약했던 인물이자 현재 선수단 단장으로 일본에 와 있는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의 조언은 그래서 귀 담을 필요가 있다.

"수비수는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고 말한 최 단장은 "그래서 수비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도 가지고 있는 힘의 20%는 남겨 놓아야한다. 80%만 소진해야한다. 그 20%의 힘이 있어야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게으르게 뛰라는 뜻이 아니다. 언제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니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항상 준비를 하고 있으라는 조언이다.

이 충고는, 이번 대회에서 일본대표팀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과 맞물려 더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일본은 북한과의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장골'을 터뜨려 1-0으로 승리했다. 중국과의 2차전은 후반 39분과 후반 43분 연속골을 넣어 2-1로 이겼다. 상대는 막판에 집중력이 좋다. 우리 수비는 분명 '20%'를 염두에 둬야한다.

무승부로 끝난 1차전 중국과의 경기나 승리한 북한과의 2차전이나 외부에서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일전 결과는 이후 신태용호의 행보에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위기이자 기회다. 물론, 일본도 놓칠 수 없는 승부다. 자신들의 안방에서 들러리가 되는 그림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일 나라는 없다.

이긴 자가 모든 것을 갖는 '승자독식' 무대다. 모 아니면 도다. 지난 아쉬움을 털기 위해 모든 것을 걸어야한다. 11명의 선수들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수비수들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바늘로 몸과 마음을 찔러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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