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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고백부부' 허정민 "한보름과 연인 발전 가능성? 0%도 아깝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7-12-08 07:00 송고
'고백부부' 허정민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고백부부' 허정민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지난달 종영한 KBS 2TV 금토드라마 '고백부부'(극본 권혜주, 연출 하병훈)에서는 모든 캐릭터가 살아 숨 쉬었다. 덕분에 주연들은 물론, 다른 인물들까지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극에서 '메인 커플'만큼 인기를 얻은 한 쌍이 있었으니 바로 안재우(허정민 분)-윤보름(한보름 분) 커플이다. '소심이' 안재우와 '걸 크러시' 윤보름이 만들어내는 묘한 '케미'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서로가 첫사랑인 두 사람은 풋풋한 20대의 사랑을 그려내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공감을 얻었다.

허정민은 제 옷을 입은 듯 안재우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소심하고 순수한 20대부터 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30대 순정남까지, 입체적으로 변하는 인물이 어색하지 않게 보인 건 배우 허정민의 힘이었다. 그 역시 안재우를 연기할 땐 편했다고. 자신 역시 과거 사랑의 열병을 앓은 적이 있기에 누구보다 재우를 이해했고, 본인의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준다는 마음으로 연기를 했다고 털어놨다.
배우의 노력이 묻어난 덕분일까. '고백부부'는 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라는 별명을 얻으며 하반기 최고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당초 기대작이 아니었던 드라마가 입소문만으로 웰메이드 작품이 된 셈이다. 허정민은 이런 평가를 들으면 "소름 끼치게 좋다"고 털어놨다.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며 미소 짓는 그에게선 '고백부부'에 대한 애정을 십분 느낄 수 있었다.

아역부터 시작해 어느덧 데뷔 23년 차가 됐지만 아직 연기가 너무 어렵고, 출연한 모든 작품을 '인생작'이라 말할 정도로 필모그래피에 애정을 가진 겸손한 배우 허정민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고백부부' 허정민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고백부부' 허정민 인터뷰. © News1 권현진 기자
Q. '고백부부'가 종영했다. 인기를 많이 얻은 만큼 아쉽기도 할 텐데.

"후련하다.(웃음) '아 끝났구나' 싶다. 내가 체력이 많이 달려서 그런지 촬영을 하고 드라마를 만드는 과정이 조금 힘들다. 나라 누나가 본인도 체력적으로 위태로운 사람인데 자기보다 더 위험한 사람은 처음 봤다고, 현장에서 누구를 이렇게 걱정한 적은 처음이라고 하더라. 잘 마쳐서 기분이 좋다."
Q. '고백부부'가 방송 전에는 기대작이 아니었다. 입소문을 통해 사랑받은 작품이라 더 뿌듯할 것 같다.

"나는 '또 오해영'으로 이런 경험을 한 번 해본 적이 있다. 당시 평일 오후 11시 tvN 드라마 편성이 처음이었고, 배우 라인업도 화려하진 않았다. 그래서 다들 기대를 안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배우들이 연기를 너무 잘해서 마니아 드라마는 될 수 있을 거라고 봤다. 방송사에선 5%를 넘으면 해외여행을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5회 만에 그 시청률을 달성했다. 그때 희열을 느꼈다. 이번 '고백부부' 역시 비슷한 수순을 밟으니 흐뭇했다. 또 '작품이 좋으면 어떻게든 보는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Q. '고백부부' 안재우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안재우가 사랑받은 건 내가 잘해서라기보다는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은 덕이다. 사실 안재우는 드라마에서 전혀 튀지 않고, 오히려 센 캐릭터 고독재와 윤보름을 받혀주는 역할이다. 그래서 큰 욕심이 없었다. 근데 이경이랑 보름이가 너무 잘해주니까 덩달아 나도 살아나더라. 특히 이경이랑 붙는 신이 많아서 나중에는 '네가 떠야 나도 뜨니까 잘해줘야 한다. 너 하고 싶은 대로 해라. 내가 맞추겠다'고 말했다.(웃음)"

Q. 새내기 커플 안재우와 윤보름이 연애하는 걸 보면 풋풋하다. 예전 생각이 많이 나지 않았나.

"나도 재우 같은 시절이 있었다. 사랑 때문에 아파해본 적도 있고 울어본 적도 있다. 그 시절이 많이 떠오르더라. 내가 경험했던 일이니까 연기할 때도 편했다. '이건 어떤 감정일까'가 아니라 '이땐 이랬을 거야. 난 이랬어'라고 하며 연기를 했다. 나의 어렸을 때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들려주는 기분으로 연기를 해서 편하고 재미있었다."

Q. '고백부부'에서 안재우와 윤보름이 재회한 후 이야기는 비중 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마진주의 대사를 통해 두 사람이 결혼했음을 암시했을 뿐이다. 에피소드가 더 나오지 않은 게 아쉬울 법도 한데.

"처음엔 아쉬웠는데 그건 내 욕심이다. 이보다는 주인공과 엄마의 이야기가 매듭지어지는 게 더 중요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안재우와 윤보름 이야기 마무리가 깔끔했다는 생각도 든다. 보름이의 불임이 밝혀지고 '헤어지네, 마네' 했으면 얘기가 더 지지부진했을 것 같다. 결말은 적절했다."

Q. 한보름과는 '다 잘될 거야'에 이어 두 번째로 작품에서 만났다. 호흡이 좋았을 듯한데.

"보름이와 호흡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친동생처럼 편한 친구다. 당연히 잘 맞을 거라고 봤다. 다만 아쉬운 점은 있다. 원래 드라마를 통해 사심을 채우고 싶었다. 이번에 윤보름 역할을 맡은 배우와 결혼까지 생각했는데 그게 한보름이라 많이 씁쓸했다.(웃음) 보름이와 연인 발전 가능성은 0%다. 0%도 아깝다.(웃음)"

Q. '고백부부' 팀이 분위기가 좋기로 유명하다. 팀워크 비결은 무엇인가.

"드라마에서 우리가 다 친구로 나온다. 또 개인 촬영이 많이 없고, 거의 단체로 찍는 장면이었다. 주인공들이랑 우리랑 거의 스케줄이 같았다. 만날 붙어있으니 당연히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또 모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없고 다들 서로한테 잘하려고 했다. 모두 착해서 가능했던 일인 것 같다. 동생들이 너무 예뻤다. 이경이는 워낙 분위기 메이커고, 기용이는 예의가 바르다. 혜정이는 애교도 많고 인사성도 좋다. 누구 하나 칭찬하지 않을 사람이 없다. 아직도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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