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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사회]① 新 'SS족' 잡아라… 소비 '큰손'+새로운 일손

한국 고령사회 첫 '진입'…산업계선 시니어·실버 사업 확대
노년의 은퇴자 고용 '제2의 인생'

(서울=뉴스1) 이승환 기자, 김성은 기자 | 2017-12-04 07:00 송고 | 2017-12-04 11:14 최종수정
편집자주 한국 사회가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올해 8월말 현재 주민등록상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전체의 14.02%를 차지했다. 유엔(UN)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 사회'로, 14% 이상일 경우 '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한국이 고령 사회에 처음으로 진입하면서 이른바 '시니어(senior, 50대 이상 중장년층)·'실버(silver, 65세 이상 노년층)' 세대인 신 'SS족'이 경제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본지는 기업들이 고령사회를 맞아 어떻게 변신하고 있는지를 짚어봤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1. 생활용품 업체 유한킴벌리는 올해 7월 일종의 성인용 기저귀처럼 흡수력이 좋은 위생용 속옷 제품을 출시했다. 

요실금을 겪는 시니어를 염두에 두고 만든 제품이다. 또 기저귀보다 부피가 작아 외관상 착용 티가 잘 나지 않은 덕분에 옷 맵시를 꾸미는 데 지장이 없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거동이 완전히 편치 않은 시니어가 일상에서 자신있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2. CJ대한통운은 노년을 보내는 은퇴자를 고용해 배송 서비스를 하는 '실버 택배' 사업을 하고 있다.

실버 택배는 택배 차량이 아파트 단지 등에 물건을 실어오면 지역 거주 노인이 친환경 전동 카트를 이용해 각 가정에 배송하는 공유가치창출(CSV) 활동이다.
 
노인이 노동 강도가 높은 배송 작업을 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란 생각은 선입견에 가깝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실버택배 기사들은 입을 모은다.
한국이 고령사회에 들어서면서 기업의 사업 방향과 고용 체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고령사회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보고 신 'SS(senior·silver)족'을 겨냥한 사업을 일제히 확대하고 있다.

고령사회는 가전·패션·화장품·의료·식품 등 산업 전 분야에 걸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금융업을 제외한 국내 산업의 고령친화시장 규모는 2012년 27조 4000억원에서 2015년 39조 3000억원으로 약 43% 증가했다. 2020년 시장 규모는 약 72조 8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소비 여력이 많아 외식‧오락‧문화 등 가치소비를 즐기는 성향이 뚜렷한 50대가 고령사회에서 주요 소비계층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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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식품업체 아워홈은 지난달 육류·떡류·견과류 물성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 3건을 특허 출원했다. 떨어진 소화력 때문에 이런 음식을 즐기지 못하는 'SS족'을 겨냥한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소고기 육질을 30~70% 부드럽게 조정할 수 있다. 

아워홈 관계자는 "내년에 이 기술을 활용한 상품을 내놓을 것"이라며 "고령의 소비자도 육식을 즐길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어 관련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독일 같은 해외 선진국의 기업들도 다양한 시니어·실버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일본 화장품 업체 시세이도는 시니어 전용 화장품 제품 프리올의 아이섀도 뚜껑 등을 몸통과 대조되는 붉은색으로 디자인했다. 백내장 등 시력이 떨어진 시니어·실버 소비자를 배려한 것이다.

독일의 대형 슈퍼마켓 업체 카이저는 매장 복도를 넓히고 진열대에 돋보기를 설치하는 등 경영전략 전반에 'SS족'들의 니즈를 반영하고 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의 김광석 수석연구원·김수경 선임연구원·차윤지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고령사회 진입과 시니어 비즈니스의 기회' 보고서에서 "기존 시니어와 달리 새로운 시니어 세대는 경제력을 바탕에 두고 소비 활동을 벌여 기업들의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시니어 산업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mr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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