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官의 지나친 시장개입? 국토부 '신규LCC 심사' 늑장 이유는

대당 운송실적 국적항공사 월등…경쟁심화 우려는 기득권 논리

(서울=뉴스1) 심언기 기자 | 2017-11-30 06:00 송고 | 2017-11-30 09:28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운수권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가 신규 LCC(저비용항공) 항공운송 면허 허가 여부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MRO(항공정비)사업자 지정도 지지부진한 가운데 국토부의 늑장행정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어로케이와 플라이양양은 지난 6월 항공운송 면허를 신청했다. 사업자가 면허를 신청하면 50일 내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규정이 있지만 국토부는 이를 어기며 두 차례나 결정을 연기한 상황이다.
국토부는 올 9월부터 세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열고 기존 항공사들과 신규 면허신청 사업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신규 경쟁업체 진입을 우려하는 기존 사업자들은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가 면허 발급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청주공항과 양양공항을 거점으로 한 지역항공사가 사업성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또한 신규 LCC 진입으로 포화상태인 시장이 과열될 것이란 지적도 상당하다.

그러나 사업성을 이유로 면허발급에 미온적인 국토부 태도는 시장경쟁 체제에서 관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항공운송여객 시장 포화에 따른 경쟁심화를 우려하는 것도 기득권 중심의 시각이란 지적이다.
신규 LCC사업 신청사업자들은 현재 충북도, 강원도 등과 잇따라 MOU를 맺고 긴밀하게 협조하고 있다. 지자체가 지분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어 사업자 폐업 등 사태가 벌어져도 승객 피해는 최소화될 수 있다.

월드뱅크의 글로벌 항공운송시장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8개 국적항공사는 지난해 367대의 항공기로 1억391만3943명을 운송했다. 항공기 대당 분담인원은 28만3144명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치는 중국(대당 15만9516명)·일본(16만4165명)·베트남(26만9053명)·인도네시아(16만3056명)·필리핀(21만1912명)·태국(18만3198명) 등 국적항공사의 주요 단거리 취항국들의 운송실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으로, 향후 LCC 성장 잠재력이 상당함을 의미한다.

특히 기존 LCC 업체들은 수익성을 이유로 양양공항과 청주공항 운항을 꺼려왔다. 신규 사업자가 양양공항과 청주공항을 베이스로 삼아 새로운 관광지 개발과 지역일자리 창출 등을 내세운 만큼, 국토부가 사업성까지 판단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6개 LCC 업체 중 진정한 의미의 독립형 LCC는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등 3개사뿐"이라며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은 대형항공사의 사실상 자회사로 노선 운용이나 영업적 측면에서 진정한 LCC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규면허를 신청한 한 항공사 관계자는 "국적항공사와의 경쟁보다는 몸집을 불려 국내시장을 잠식 중인 외항사들과 경쟁이 목표"라며 "국토부 결정을 겸허하기 기다려왔지만 심사가 지연되며 속이 새까맣게 타 들어간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매달 의미없이 소요되는 자금도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심사가 진행중으로 연내에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관련 절차에 따라 조만간 최종결과가 도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eonki@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