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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을 탐하다, 탐방②] 김구라 "가정사 노출 우려? 해명無 예의 아냐"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장아름 기자 | 2017-12-02 10:00 송고 | 2017-12-02 12:44 최종수정
채널A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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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부터 녹화장까지, 방송의 무궁무진한 카테고리 안에 있는 모든 공간과 사람을 탐구합니다. 뉴스1 연예부 방송팀 기자들의 [방송을 탐하다, 탐방] 시리즈는 텔레비전 화면 너머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

'아빠본색'은 채널A의 다크호스 예능 프로그램이다. 지난해 7월 처음 방송을 시작한 후 꾸준히 방송되며 장수 예능으로 발돋움 중이다. 특히 첫 방송 이후 1년 여가 지난 현재까지도 1~2%(닐슨코리아) 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마니아층을 탄탄하게 형성한 예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예능의 주인공은 '아빠'들이다. 다소 '짠내'나는 아빠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관찰하면서 이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빠본색'에는 김구라, 이윤석, 김형규 등의 아빠가 등장한다. 김구라나 이윤석이 우리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빠로 나와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면, 김형규는 육아부터 본업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는 '판타지남'으로 주부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다. 각자 다른 개성으로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는 것. 덕분에 '아빠본색'은 폭넓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뉴스1이 현장에서 만난 출연진은 '아빠본색'의 인기 요인에 대해 "아빠들의 잔잔한 일상이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본인들 역시 프로그램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본 뒤 반성하고 성장했다며 '아빠본색'이 실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아빠본색'의 녹화가 진행되는 날, 출연진을 만나 프로그램의 인기 요인, 각 캐릭터의 매력, 타 관찰 예능과 차별화된 지점에 대해 들어봤다.
채널A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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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빠본색'이 지난 7월부터 시작해서 1년 반 이상을 함께 하고 있다. 출연진이 생각하는 '아빠본색' 시청률이 꾸준한 이유는.

주영훈 "일일드라마처럼 주부님들이 욕하면서 보는 방송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아빠들이고 누군가의 남편, 오빠, 가족의 이야기이지 않나. '연예인들의 삶도 똑같구나' 싶기도 하고 뭔가 답답해하면서도 보게 되는 것 같다."
이윤석 "쑥스럽지만 제가 큰 몫을 담당하고 있지 않나 싶다. (웃음) 어머님들이 막장 드라마 볼 때 욕하면서도 보시지 않나. 예능 보면서 욕하면서 보는 건 '아빠본색' 뿐이다. 제가 악역을 맡고 있다."

김구라 "1년 6개월 정도 했는데 그 사이 많은 변화가 있기도 했다. 저의 경우에는 아들 동현이가 대학을 갔고 이젠 독립도 했다. 그 기간 동안 꾸준히 해올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출연자 분들이 자신의 일상생활 자체를 가감 없이 보여주려고 했기 때문이 아닐까. 제가 공교롭게도 SBS '너는 내 운명-동상이몽 2'도 함께 하고 있는데 '아빠본색'과 다르기도 하다. KBS 2TV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아이들 위주, '동상이몽 2'는 부부 위주인데 '아빠본색'은 아빠 쪽에 맞추고 있다. 기본의 중심은 아빠이고 아빠들의 잔잔한 일상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는 것 같다."

Q. '아빠본색'을 본 주변인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주영훈 "재미있어하는 분들이 많다. 특히 이윤석이 나올 때 우리 장모님, 아내가 많이 답답해한다.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 '진짜 실제로도 저런 모습이냐'는 질문이다. 많은 분들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하면서 보는 것 같다. 욕을 많이 먹을수록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웃음)"

Q. 프로그램이 타깃으로 하는 시청층이 40대 주부인 것으로 알고 있다. 주위에 남성 분들도 많이 공감하는 것 같은지.

주영훈 "정말 공감을 많이 한다. 남자들 대부분은 이준혁처럼 개인 공간을 갖고 싶어 한다. 아내들이 남편에게 바라는 것이 대부분 똑같듯이, 남편들도 원하는 것들이 다 똑같다. 전 사실 여성적인 편이라 여자분들 편에서 얘기하곤 하는데 남녀가 그래서 평행선을 달리는 것 같다."

이윤석 "경석이나 친구들이 '너 그 정도는 아닌데'라고 하더라. (웃음) 재미도 좋은데 이미지 관리도 어느 정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했다. 경규 형은 '너처럼 편하게 방송하는 사람이 어디 있냐. '눕방' 잘 하고 있다. 계속하라'고 하더라."
채널A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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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빠본색'에 출연하고 대부분의 아빠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그중 이윤석이 가장 돋보이는 성장 캐릭터다.

이윤석 "제 나름대로도 이윤석이라는 아빠의 성장 드라마를 쓰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도 좋아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아이가 아내보다 저와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분명 아이들과도 좋아졌고 방송하면서 정말 많이 달라졌다. 아이가 이전보다 저를 더 친근하게 느끼고 제 방에 자주 오더라. 늘 방송에서도 저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는데, 아이와 가까워진 후 아내가 퇴근하고 나서도 함께 있게 됐다. (웃음) 아이와 가까워져서 좋은 것이 8이면 안 좋은 것은 2다."

주영훈 "저의 경우에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편애 아빠'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다. 저도 어떻게 보면 저의 일상 모습을 방송을 통해 처음 보게 된 거다. '내 얼굴에 저런 표정이 있었나' 싶더라.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을 보면서 알게 됐다. '그래서 욕을 많이 먹었구나' 싶었고 더 많이 반성하게 됐다.

Q. 각자 사생활을 공개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을 것 같다.

주영훈 "이 프로그램 자체가 아내와 아이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상하지 못한 점 때문에 욕을 먹게 되는 점도 있지만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이 좋은 것 같다. 제 단점이 확대돼서 방송에 나가게 되니까 욕을 먹고 악플이 달리게 되지만 화제가 돼야 하니까 출연자로서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윤석 "아내가 연예인이 아니다 보니까 얼굴이 알려지게 되는 부분에 있어서 조심스러웠다. 아내도 직업이 있는 사람인데 자칫 가벼워 보이거나 상업적으로 보일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아내도 '연예인 남편 만나서 고생한다' 싶었는데 아내도 ('아빠본색' 방송 출연을) 좋아한다."

김구라 "부담감은 크게 없었다. 이전부터 동현이하고 프로그램을 많이 했었다. 프로그램 시작할 당시에 고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동현이가 독립하기 전에 좋은 추억 하나 만들겠다 싶었다. 저도 일로 바쁘고 음악 작업하면서 얼굴을 자주 못 봤는데 2주에 한 번 함께 녹화하면서 우리 부자는 좋았다. 만족스러웠다."

Q. 김구라의 경우 아들이 독립하게 되면서 애틋했던 부자가 따로 살게 됐는데 서운하지 않은지.

김구라 "동현이가 대학교에 들어가게 되면서 독립하게 됐는데 서운하진 않다. 제게도 동현이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라 아빠로서 애를 많이 쓰기도 했지만 홀로서기하는 게 맞다고 본다. 본인이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독립을 하는 것이 본인한테도 좋을 거라고 봤다."

Q. 김구라의 경우 집을 공개하고 일상을 보여주게 되면서 가정사에 대해 자연스럽게 언급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게 되면서 대중의 시선에 대한 우려도 있었을 것 같다.

김구라 "중간에 여러 상황이 있었지만 제가 방송인으로서 이 일을 하면서 해명을 안 한다는 건 대중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리얼 예능이라는 게 일상과 긴밀하게 연결이 돼 있는데 일하면서 가족 얘기를 빼놓고 안 하는 건 경우가 아니라고 봤다. 이제 동현이도 다 컸고 자신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 이젠 혼자 사는 건 이 정도로 보여줬으니까 된 것 같다. 내용이 뻔하기도 하고 관찰 예능의 경우 대개 성향이 비슷하기 때문에 앞으로는 안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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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른 아빠들의 모습을 보면서 공감하는 부분은.

이윤석 "다 스타일이 달라서 그렇지 모두 좋은 아빠들이다. 표현 방식과 각자 성격이 다를 뿐이지 자녀를 사랑하는 건 다 똑같다. 워낙 김형규가 완벽하게 '워너비'로 나가니까 차이가 나 보이지만. (웃음) 조금은 덜 완벽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그럼 본인이 힘들어진다. 안 그러면 나중에 '방송에서는 잘하는데 생각보다 별로인데?'라는 반응도 나올 수 있다. 사실 저는 밖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생각 보다 괜찮은데?'라고 하더라. 산책하고 있으면 아주머니 분들이 깜짝 놀란다. (웃음)"

주영훈 "어느 집이나 사는 게 다 비슷하구나 싶었다. 아내들이 바라는 건 다 똑같다 싶더라. 아내들은 '내가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남자들에겐 또 이게 큰 일이다. 장인, 장모님을 챙긴다거나 육아에 도움을 준다거나, 특별한 날을 챙기는 게 큰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남자들에겐 큰 일이라는 걸 공감하게 되더라."

김구라 "가장으로서 다 공감이 된다. 이윤석이 저보다 한 두 살 어린데 이윤석의 지금 모습을 보면서 '아 나도 동현이와 그 당시 어려운 환경에서 잘 지냈구나, 동현이를 잘 키웠구나, 운 좋게 지금까지 애쓰면서 지냈구나'라고 스스로 흐뭇해하는 게 많다. 주변 아빠들도 저를 많이 부러워하곤 하더라."

Q. 다른 아빠들과 다른 자신의 매력은.

이윤석 "정말 항상 집에 있다는 것? (웃음) 아이한테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자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지 않을까 싶다. 전 낚시를 간다거나 축구, 당구 등 일절 하지 않는다. 항상 집에 있다 보니까 아이에게는 매일 볼 수 있는 아빠가 됐다.

주영훈 "저는 워낙 섬세하기 때문에 아내가 말한 것도 디테일하고 꼼꼼하게 기억한다. 음악이든 영화든 꼼꼼하게 듣고 보는 편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작곡가였을 때 후배 작곡가들에게 노래를 만들면 남자들에게 들어보라고 하지 말라고 한다. 남자들은 가사를 듣지 않고 피드백을 주는 반면, 여자들은 일단 집중해서 듣고 어느 부분이 좋다고 피드백을 준다. 대개 남자들은 그만큼 섬세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내가 했던 얘기도 기억하지 못하곤 한다. 그런 면에서 다른 아빠들과 다른 매력이 있지 않나 싶다."

Q. 주영훈의 경우 '아빠본색' MC로서 늘 상황을 정리하는 역할을 보여주곤 한다. 김구라는 타 프로그램과 어떤 차별점을 두고 진행을 맡고 있는지.

주영훈 "저의 장점이자 단점은 주변까지 다 본다는 점이다. 어릴 적 생활기록부에도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얘기가 적혀 있다. 그땐 제가 정말 집중력이 떨어지나 싶었는데 커서 보니 전체를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 녹화 중에도 출연진, PD, 작가까지 다 보게 된다. 작가들이 무슨 멘트로 넘어가길 원하는지 알게 되는 점도 있다.

김구라 "'동상이몽 2'를 진행하고 있는데 차별점을 애써 의식하진 않는다. 프로그램 자체가 다르고 VCR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러 의식적으로 진행을 다르게 하고 차별화를 두진 않는다. '동상이몽 2'와 '아빠본색'은 포커스와 내용이 전혀 다르기도 하다. '동상이몽 2'는 부부, 커플이 출연하는데 포커스가 여성 쪽으로 맞춰져 있는 반면 '아빠본색'은 아빠 얘기를 전해야 하니까 포커스를 다르게 맞춰 진행하고 있다."
채널A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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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새로운 아빠가 온다면 누구를 추천하고 싶은지.

이윤석 "추천을 해도 할지 안 할지 모르겠지만, 서경석을 추천하고 싶다. 서경석이 저와 성격이 정반대다. 골프도 치고 배드민턴 대회도 나가고 운동도 좋아하는 등 밖으로 도는 아빠다. (웃음) 아빠로서 딸 바보 같은 면도 있고 좋은 아빠 같기도 하다. 아빠들끼리 친한 것도 보여 주고 싶기도 하고 14세 어린 부인은 어떤지도 궁금하다. (웃음)"

주영훈 "제작진에게 추천을 많이 하고 있다. 박광현 부부도 추천했고 MC딩동도 추천했다. 남자들이 비슷할 때 자녀를 낳으면 아빠들끼리도 육아 얘기를 한다. 아무래도 아내 분들이 일반인이라 출연이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집안 곳곳을 공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라 부담이 될 수 있겠더라."

김구라 "저는 조영구나 염경환을 추천하고 싶다. 조영구는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형수랑도 방송을 몇 번 하셨지만 서로 워낙 성격이 다르다. 염경환도 가족 예능 프로그램을 많이 하긴 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아빠로서 추천하고 싶다."

Q. 앞으로 '아빠본색'에 바라는 점은.

주영훈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특별한 무언가를 만들어서 화제가 되는 것보다 타인을 관찰하면서 재미와 공감을 느낀다. '나는 이렇게 사는데 남들은 어떻게 사는가'를 보는 게 아닌가 싶다. 파격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 어리바리한 아빠들을 보면서 '사는 게 똑같구나'라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아빠가 처음이지 않나. 모두 처음 아빠가 돼 봤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고 좋은 아빠가 되는지 배운 적이 없다. 자신이 보고 자란 대로 아이에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아빠본색'의 아빠들이 살면서 배워가는 모습을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으면 좋겠다.


breeze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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