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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오리사육 중단’ 실험…전국 확대되나(종합)

96만 마리 사육 휴지기제 도입…광역단체 중 처음
사육규모 감소로 AI 발생 확률↓… 정부, 확대 검토

(충북·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 2017-11-20 16:23 송고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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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조류인플루엔자) 공포’에 전국이 또 다시 떨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가 올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도입했던 ‘오리 사육 휴지기제’가 추가 확산을 막을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도 전북 고창에서 AI가 발생한 뒤 사육제한 대상 확대를 검토하고 나서 얼마나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20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10월 23일부터 도내 오리사육 농가 153곳 중 107곳(보상휴지 72곳+기타 35곳)에서 오리 사육 휴지기제를 실시하고 있다.

AI 발생·확산을 막기 위해 약 96만 마리의 오리 사육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오리 사육 휴지기제’는 오리농가가 밀집해 있는 위험 지역에 일정기간 동안 오리 사육을 휴업(중단)하는 제도다.
이를 통해 AI 발생 위험도를 최소화하고, 휴업제에 참여한 농가에 대해서는 정부·지자체가 일정 수익을 보전해 준다.

지난해 경기도 안성에서 일부 시행됐지만, 광역단체 차원에서 실시된 것은 충북도가 처음이다.

이달 초 중앙정부도 전남 등 전국 89개 농장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그동안 오리 사육 휴지기제 확대 시행을 정부에 지속 건의해 왔다.

이시종 충북지사.© News1 D.B
이시종 충북지사.© News1 D.B

충북에서는 그동안 두 차례 이상 AI가 발생했던 50개 농가에 대해 국비 7억9000만원을 지원하고 사육을 중단하도록 했다.

이와는 별개로 충북도는 14억원의 자체 예산을 들여 1회 이상 AI 발생 농가, 하천 주변 농가 등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중앙정부 지침보다도 대상 농가를 확대함으로써 ‘AI 차단’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이에 따라 충북에서는 현재 48개 농가·45만 마리의 오리만 사육 중이다.

충북도내 전체 오리 사육농가의 약 70%가 겨울철 휴지기에 들어가면서 올해는 ‘AI 악몽’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모든 오리농가에서 사육 중단에 동참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AI 발생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사육규모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그만큼 AI 발생 확률도 낮아졌다고 볼 수 있다.

또 사육농가 간의 밀집도가 떨어져 만에 하나 AI가 발생해도 주변 농가로 순식간에 확산되는 것만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군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인근 6개 시·군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85개 농장에서 닭·오리 392만 마리를 살처분 했었다.

정부도 오리 사육 휴지기제의 ‘AI 확산 예방’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이번에 공교롭게도 휴지기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고 저수지 인근에 있는 농가에서 AI가 발생했다”며 “철새가 도래하는 취약지역 지구에 대해서는 휴지기제를 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지난해 역대 최악 수준의 ‘AI 악몽’에 시달렸던 정부·지자체가 오리 사육 중단 확대에 나서면서 피해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시종 지사는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오리휴지기제를 적극 활용하고 현재 사육하고 있는 오리를 조기에 출하하는 등 AI 확산방지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

전북 고창의 오리농장에서 AI 의사환축이 확인된 18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AI 방역대책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항원 검출 농장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에서 도축 출하 전 검사에서 H5 AI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으며 선제적인 예바적 살처분과 함께 이동제한, 역학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출하 전 검사에서 발견된 만큼 시중에 오리가 풀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7.11.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전북 고창의 오리농장에서 AI 의사환축이 확인된 18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AI 방역대책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항원 검출 농장 지도를 살펴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해당 농가에서 도축 출하 전 검사에서 H5 AI항원이 검출됐다고 밝혔으며 선제적인 예바적 살처분과 함께 이동제한, 역학조사를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출하 전 검사에서 발견된 만큼 시중에 오리가 풀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7.11.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한편 정부는 지난 19일 전북 고창 흥덕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6형) 확진 판정이 나오자 AI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또 전국 가금류, 관련 종사자, 차량, 물품 등을 대상으로 19일 밤 12시부터 21일 밤 12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 이동중지(스탠드스틸·Standstill) 명령을 발령했다.

충북에는 고창 AI 발생농장 계열사 위탁농장이 음성과 진천에 1곳씩 있지만 현재 가금류를 사육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는 22일까지 가금류 밀집지역·관계시설에 대한 일제점검을 추진하고, 다른 지역에서 오리가 반입되는 진천·북진천·대소IC 등의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songks85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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