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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경고③]구충제 한알로 모든 기생충을?…"잘못된 상식"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2017-11-19 07:00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약국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구충제 한 알로 몸 속 모든 기생충을 다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기생충은 생김새나 크기, 감염경로, 기생장소가 달라 치료제 종류도 각각이다.

기생충은 크게 충체의 양끝이 뾰족하고 좌우대칭 형태를 지닌 연충류와 말라리아나 머릿니, 이질아메바와 같은 원충류로 나눌 수 있다. 연충류의 경우 다시 선충류, 흡충류, 조충류 3가지로 구분한다.
대표적인 선충류 기생충은 회충, 요충, 편충, 고래회충 등이다. 회충은 15~30cm의 길이로 장 내에 기생하며, 사람의 대변을 통해 알을 내보낸다. 성충이 된 회충의 수명은 1년 정도로 암컷 1마리가 하루 10만~20만개를 산란한다. 

요충은 회충과 마찬가지로 장에 기생하는 종이다. 수컷은 2.5mm, 암컷은 13mm 정도로 크기가 작다. 특히 요충의 암컷은 산란 시 항문 주변 부위에 알을 낳아 피부 붉어짐, 가려움증 등을 유발한다.

이러한 선충류 기생충은 흔히 일반구충제로 알려진 '알벤다졸(albendazole)' 성분의 약으로 치료할 수 있다. 단, 장내에 기생하는 어린 요충은 구충제로 잘 제거되지 않아 함께 생활하는 가족과 함께 약을 복용하고, 첫 투약 2주 후 1회 더 약을 먹어야 한다. 
흡충류는 '간디스토마'로 더 잘 알려진 기생충이다. 간디스토마와 폐흡충이 대표적이며, 민물고기나 갑각류를 날 것으로 먹을 때 감염될 확률이 높다.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알벤다졸로는 잘 제거되지 않아 '프라지콴텔(praziquantel)' 성분의 전문의약품을 별도로 처방받아야 한다.

조충류는 현재 멸종 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어류나 야생 포유류 등의 날고기 섭취로 인해 종종 발견되는 기생충이다. 종류는 무구조충, 유구낭미충, 광절열두조충 등이 있으며, 무구조충을 제외하고 외과수술로 적출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무구조충은 소의 근육 속에 분포하고, 사람에게 전파시 최장 12m까지 자란다. 기생으로 인한 특별한 증상은 없으나 최대 성장시 대변을 통해 충체가 끊어져 나온다. 무구조충의 치료는 흡충류와 동일하게 프라지콴텔 성분의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유구낭미충은 혈액을 타고 피부, 뇌 등으로 움직여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 기능을 위협해 약보다 수술이 필요하다. 또 광절열두조충은 체내 유충까지 완벽히 제거하는 약이 없어 치료시 외과수술을 한다.

용태순 연세의대 환경의생물학 교수는 "기생충 감염은 대부분 영양상실과 가벼운 복통외에 별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감염돼도 모르고 지내는 수가 많다"며 "일반 구충제 한 알로 모든 기생충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라고 밝혔다.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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