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종·장시호·최순실 엇갈리는 증언들…영재센터 미스터리

②이재용 항소심서 삼성·문체부·강릉시·GKL 후원한 영재센터 공방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11-11 09:00 송고 | 2017-11-12 10:32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특검 도우미' 장시호의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는 승마지원 부분과 함께 이재용 항소심의 한 축이다. 1심에서 유죄를 선고 받은 만큼 특검은 이를 유지해야 하고 반면 삼성 측은 무죄로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항소심 공판에서 영재센터 후원 경위를 놓고 특검과 삼성 측이 불꽃 튀는 증인신문을 진행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15년 10월2일 5억원을 포함해 삼성전자가 총 16억원을 후원한 것을 두고 특검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3자뇌물죄로 기소, 1심은 유죄를 선고했다. 제3자뇌물죄는 부정한 청탁을 위해 뇌물을 제공했을 때 적용되는 죄목이다. 

영재센터에는 문체부가 약 7억원, 삼성이 약 16억원, GKL(그랜드코리아레저)이 약 2억원을 지원했다. 특검은 삼성과 마찬가지로 후원금을 낸 GKL에 대해 직권남용 및 강요의 피해자일 뿐이라며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삼성이 영재센터에 1차 후원금을 보낸 것은 2015년 10월2일, 앞서 두달 전인 8월에 문체부와 강릉시는 영재센터를 지원했다.

이 부회장이 영재센터 후원금 16억원을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뇌물로 줬다는 것이 특검의 주장이다. 반면 삼성 측은 5억원을 입금한 1차 후원금의 경우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었던 김종의 요구를 받은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이 처리한 것으로 2차 지원 역시 1차 지원의 연장선상에 따라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등 피고인들은 영재센터가 최순실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 턱이 없었으며 이는 문체부의 요청에 따른 사회공헌일 뿐이라는 주장이다.
특검은 삼성이 최순실의 실체를 알고 장시호가 사무총장으로 있는 영재센터 역시 최순실의 사익추구 수단이었음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모두 사실이 아니며 삼성이 평소에 해오던 스포츠 분야 사회공헌일 뿐 뇌물이라는 증거는 제시된적도 없다고 반박한다. 

한 가지 주목할 것은 영재센터 후원을 두고 최순실과 장시호, 김종의 입장은 모두 엇갈린다는 점이다. 최순실은 자신의 하수인인 김종에게 영재센터를 후원할 곳을 알아봐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김 전 차관이 삼성을 언급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종은 최순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제 김종과 최순실 공소장에는 "장시호와 김종, 최순실이 공모해 문체부 제2차관의 직권을 남용함과 동시에 이에 두려움을 느낀 김재열 등 삼성그룹 관계자들로 하여금 영재센터 후원금 명목으로 총 16억2800만원을 지급하게 함으로써 의무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고 돼있다.

그러나 김종은 이 부분을 부인하면서 자신이 한 것이 아니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직접 요구한 것이라며 완전히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이는 특검 주장과도 일치한다. 반면 장시호와 이규혁은 김종으로부터 "삼성이 영재센터를 후원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김종과는 상반된 증언을 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아닌 김재열 제일기획 사장(빙상연맹 회장)이 김종으로부터 "영재센터가 BH 관심사"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장시호와 김종의 관계도 석연치 않다. 김종은 자신을 '미스터 판다'라고 부른 장시호와의 관계에 대한 증인신문에서 "장시호와 그렇게까지 친하지 않았다"고 친분관계를 부인했다가 재차 질문을 받자 "문자메시지는 자주 했다"고 말을 바꿨다. 김종이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장시호와 공유한 사실에 대해서는 "그 이유는 말할수 없고 영재센터와는 관계없다"고 잘라 말했다. 장시호와 영재센터 외에 다른 이유로 이메일을 공유했지만 그게 무슨 내용인지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처럼 관련자들의 주장이 모두 엇갈리는 가운데 영재센터 사건의 주범인 장시호와 김종에 대해 검찰은 지난 8일 각각 징역1년6개월과 3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씨의 내밀한 관계를 매우 상세히 진술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데 기여한 점을 참작할 필요가 있다"며 선처 차원에서 구형이 이례적으로 낮다는 점을 설명했다.

삼성 측은 2016년 2월15일자 안종범 수첩에 기재된 '빙상'이라는 단어 기재 만으로 대통령이 독대에서 이재용에게 직접 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했다고 본 원심 판단이 위법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이 수첩에 메모한 안종범 전 청와대경제수석도 '빙상' 메모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증언한 바 있다.

실제 삼성 측은 영재센터 사무총장이었던 장시호를 접촉한 적이 없다. 장시호는 영재센터의 발기인이나 대표, 등기임원을 하지않아 전면에 나서지 않았고 이규혁 등 유명 선수들을 내세워 후원금을 받았다. 이 때문에 영재센터와 최순실의 관련성을 알지 못했다는 것이 문체부 담당 과장과 삼성 측의 공통된 증언이다. 1심과 항소심 재판 현재까지 이 부회장이 영재센터가 최순실과 연관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증거는 제시되지 못했다.


seeit@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