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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은행, 中 대출 자금 사상 최대…디폴트 위험 노출

상반기 1.89조달러…정부 디레버리징에 역외 눈길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11-10 10:22 송고 | 2017-11-10 13:23 최종수정
중국 인민폐© AFP=News1
중국 인민폐© AFP=News1

올 상반기 비중국계(외국계) 은행들이 중국에 빌려준 자금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부채 축소 의지로 현지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기 힘들어져 기업들이 역외로 눈을 돌린 것이다.

외국계 은행들은 일반적으로 중국 대출자에게 외국 현지의 개인 혹은 기업보다 높은 이자를 물려 이익을 낸다. 하지만 이로 인해 중국 익스포저(노출)가 높아지는 리스크가 생긴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2008년 이후 급격하게 늘어난 부채로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사빈 바우에르 피치 시니어디렉터는 최근 보고서에서 "홍콩 은행들이 중국에서 저변을 확대하면서 마진이 늘었지만 리스크에도 노출될 수 있다. 적절한 통제와 자본완충재 없이 중국 노출을 넓히면 은행 등급에 부정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치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본토에 노출된 외국계 은행의 자금은 올 6월 기준 1조890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4년 말 기록했던 이전 최대인 1조8400억달러를 넘어섰고 6개월 전의 1조6700억달러보다 늘었다. 중국 본토에 노출된 외국계 은행 자금은 현지에 유입된 국경간 대출로, 대부분 외국계 은행들의 중국 자회사를 통해 이뤄졌다.

중국이 자금 조달을 위해 외국으로 눈을 돌린 것은 현지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그만큼 빡빡해졌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인민은행은 긴축적 통화정책을 지속했고 은행감독관리위원회는 은행의 대출 확대를 제한하는 새로운 규제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중국 기업들은 자금조달 비용의 상승 압박을 받게 됐고, 결국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역외로 밀려 나간 셈이다.
HSBC, 스탠다드차타드와 같은 외국계 은행들도 선진국에서 이익을 내기 힘들어지면서 아시아로 눈을 돌리고 있다. HSBC는 중국 광둥성에서 3분기 대출을 11억달러 늘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금리를 좇는 미국 자금이 2009~2014년 중국으로 급격하게 유입됐다. 하지만 2015년 위안화 평가절하로 자금은 대거 이탈하며 유출됐다. 그러다가 올해 위안화 랠리로 다시 중국의 달러 대출이 늘었다.

외국에 진출한 중국 은행들도 여전히 현지 고객이 아니라 중국 고객들에 대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하오저우 코메르츠방크 이머징 시장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은행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지만, 전통적인 기업고객(중국기업)들에게 주로 서비스하고 있다"며 "은행들은 중국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역외의 값싼 펀딩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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