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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서 '北실상' 빼곡히 연설한 트럼프 대통령…속뜻은?

전문가 "美에 대한 北 도전, 무모함을 부각하려는 듯"
"北고립 언급하며 韓정부 대북정책 변화도 막아"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김수완 기자, 양새롬 기자 | 2017-11-08 14:02 송고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1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방한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17.11.8/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찾아 연설을 한 가운데, 상당 부분이 북한의 실상에 관련돼 그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35분 가량 진행된 연설에서 "한국의 기적은 자유국가의 병력이 1953년 진격했던 곳, 이곳으로부터 24마일 북쪽까지만 미쳤다. 그리고 기적은 거기에서 멈춘다"며 북한을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노동자들이 견디기 힘든 조건에서 무보수로 일하고 △5세 미만 영유아 중 거의 30%가 영양실조로 인한 발육 부진에 시달리며 △조부가 반역죄로 고발당한 9살 소년이 10년간 수감생활을 하게 됐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근 북한의 모든 노동 인구에게 70일 연속 노동을 하든지 하루치 휴식의 대가를 지불하라는 명령이 내려졌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버려진 신문지에 인쇄된 독재자 사진에 얼룩을 실수로 묻히거나 하면 이것이 그 사람 가족 전체의 사회 신용 등급에 수십년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북한에 장기간 억류됐다가 송환된 직후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연상되는 사례도 언급했다. 이 밖에도 납치와 종교탄압, 낙태 등의 사례도 나열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교도국가", "종교집단처럼 통치하는 국가"라고 규정하면서 "책임 있는 국가들이 힘을 합쳐 북한에 단호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빈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빈 방문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8일 오전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설에서 당초 예상과 달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문제 등을 강하게 주장하는 대신 이같은 북한의 실상을 빼곡히 언급한 것은 북한과 우리 정부를 향해 동시에 메시지를 주려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에 앞서 비무장지대(DMZ)를 '깜짝 방문'하려 했으나 기상 문제로 성사돼지 못했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에 대한 북한의 도전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지 트럼프가 잘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연설"이라며 "미국과 일대일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북한을 동등한 상대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봤다.

이는 전날(8일) 한미 정상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과의 직접대화의 여지를 남긴 것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고 연구위원은 이어 "인권 등의 이슈를 언급해서 도덕적 차원에서도 북한을 비방함으로써 북한이 원하는 협상 프레임에 쉽게 들어가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식이 깔려있다"고 덧붙였다.

우정엽 세종연구원 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은 매우 부드러웠지만 북한의 인권을 강조하고, 북한의 고립을 언급하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도 막는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flyhighr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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