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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당선 1주년'…'통합' 약속은 내팽개쳤다

WP 보도…1년前 '통합 연설'했지만 분열 가속
지지율도 곤두박질…역대 최저치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2017-11-08 11:14 송고
지난해 11월9일 새벽 승리 소감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당선자. © AFP=뉴스1
지난해 11월9일 새벽 승리 소감을 발표하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당선자. © AFP=뉴스1

"미국은 이제 분열의 상처를 치료할 때입니다. 우리 땅의 모든 국민들에게 모든 미국인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이건 제게 너무나 중요합니다."

1년 전 대선 승리 소식을 듣고 단상에 오른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의 연설은 '통합'에 대한 약속으로 가득했다. 특유의 거드름도,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 대한 비방도 찾아볼 수 없었다.
트럼프 당선에 실망한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연설에 귀 기울였다. 선거 기간 동안 인종차별·성차별 등 논란을 일으킨 그가 '위대한 미국'을 다시 세울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이 제기된 짧은 순간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시민들을 반응을 인용해 "트럼프는 통합보다 분열을 모색한다는 비판 속에 현대 사회에서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됐다"고 평가했다. 

승리 연설에서 보여줬던 통합에 대한 의지는 취임식 당일 언론사를 겨냥한 '가짜뉴스' 지적과 일주일도 안돼 발표된 반(反)이민 행정명령 등으로 빛바랬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 민주당뿐 아니라 집권 공화당에도 비난의 화살을 자주 돌렸다. 경찰의 권력남용을 비판하는 스포츠 선수, 군인 남편을 타지에서 잃은 미망인까지도 타깃이 됐다.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 개인뿐 아니라 사사건건 갈등을 빚는 공화당과의 관계도 지적했다. 

한때 공화당 직원으로 일했던 앤드류 와인스타인은 트럼프가 트위터 정치를 멈추고 공화·민주당을 포용했더라면 "그의 대통령직(에 대한 평가)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공화당을 공격하는 트럼프의 모습을 어쩔 수 없는 "그의 본성"이라고 지적했다.

공화당원인 제스 블랑코는 1년이 지난 오늘날 미국 사회가 더욱 분열된 것처럼 느낀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과 자주 갈등을 겪는 공화당이 정체성 위기를 겪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랑코는 "트럼프는 진실로 자신의 말에 충실해야 하며 모든 미국인들을 위해 일해야 한다"면서도 아직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투표한 캐롤 키친스 역시 지난 1년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키친스는 진정한 변화를 바라는 마음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다며 "그가 (승리 연설에서) 화해의 손길을 내건 데 박수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화당과 민주당이 과거와 같은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정말 실망했다"고 말했다. 특히 현행 의료보험법인 오바마케어 폐지를 논하는 공화당을 비판했다. 키친스는 "진정으로 그들을 선출한 유권자들을 생각한다면, 법안을 미세조정해야지 없애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8일(한국시간) 방한 마지막날을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8일(한국시간) 방한 마지막날을 보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CNN이 여론조사 기관 SSRS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1%포인트(p) 하락한 36%다. 이는 역대 최저치로 대선에서 러시아 정부의 도움을 받았다는 '러시아 스캔들' 수사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1주년을 아시아 순방차 찾은 한국에서 맞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문재인 대통령 등을 만난 뒤 청와대에서 단독·확대 회담에 참석했다. 

이날 비무장지대(DMZ) 깜짝 방문을 시도했으나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발길을 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회 연설을 앞두고 있으며 이후 중국으로 향한다.


soho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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