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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혁 사고사에 온라인서 도 넘는 조롱…"표현자유 아냐"

청와대 청원사이트에 '워마드·일베 폐쇄해달라'
전문가 "심각한 문제…지속적 시민사회 운동 필요"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전민 기자 | 2017-11-04 07:00 송고
고(故) 김주혁씨의 발인식이 2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고(故) 김주혁씨의 발인식이 2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되고 있다.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김주혁씨(45)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일반대중까지 깊은 애도 분위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사이트에서 김씨의 죽음을 조롱하거나 비하하는 표현을 쏟아내면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3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씨의 죽음을 두고 '워마드(WOMAD)'에 게재된 글들을 캡처한 이미지 등이 퍼지고 있다. 워마드는 대표적인 여성우월주의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로, 지난해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제를 주도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게재된 이미지 등에 따르면 워마드 자유게시판에는 김씨의 죽음을 희롱하고 조롱하는 내용의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이들은 김씨의 차량이 전복된 것을 두고 '전복=주혁' 등의 표현을 쓰며 "차가 주혁했다" "전복요정 주혁이 탄생했다" 라는 글을 올렸다. 또 몇해 전 마포대교에서 투신한 고(故) 성재기씨(남성연대 상임대표)와 비교하며 "물의 요정 재기의 후속"이라는 글도 게재됐다. 

이밖에도 워마드 이용자들은 "그 정도로 늙었으면 교통사고라기보다 자연사가 맞는 말" "뭇 남성의 귀감" "개념남" "간만에 아주 기분 좋은 소식"이라는 등의 고인의 죽음을 비하하는 상식 밖의 표현들을 수차례 게재했다. 

이같은 글을 접한 한 네티즌(ㅇ**)은 "참으로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끔찍한 교통사고에 패륜적 댓글이라니, 유족의 가슴을 찢는 사이트를 언제까지 사회적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단순히 지켜보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실제로 접하니 정말 심각한 수준"이라며 "인터넷 보급이 이런 문화를 만든 것인지, 끔찍하다 못해 오싹하기까지 하다"고 분개했다. 

대표적인 여혐사이트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에서 비슷한 내용의 댓글을 찾아볼 수 있다. 일베에는 '일베는 김주혁님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게재된 상태지만, 이 글에는 '지금 이 순간에도 불쌍하게 죽는 인간이 널렸다'는 댓글과 김씨의 사인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인이 '두부손상'으로 비슷하다는 것을 조롱하는 댓글들이 게재된 상태다. 

워마드와 일베 등 일부 사이트에서 상식을 넘어서는 표현들이 나오자 한 시민은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일베와 워마드 등 사회혐오를 조장하는 사이트 폐쇄를 청원한다'는 글을 3일 올렸다. 이 시민은 "최근 사망한 김주혁씨를 조롱하는 글을 올린 일베와 워마드 등 사회의 혐오를 조장하는 저질 사이트의 폐쇄를 강력히 청원한다"며 "혐오를 조장하는 이러한 사이트들은 표현의 자유 범주에 둘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이트들은 사회의 불신과 갈등을 키우기만 할 뿐, 어떠한 바람직한 역할도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일부 표현들이 표현의 자유 범주를 넘어선다는 지적에 대해 전문가는 '표현의 자유'가 능사는 아니다고 지적하고 시민사회 측면에서의 개선운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 교수는 "온라인에서도 상대방에 대한 도덕의식을 함양해야 한다"며 "여론이라는 것에 다양한 입장이 있고, 다양한 의사표현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이 수준을 뛰어 넘어 개인에 대한 모독이자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표현들은 문제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에게까지 인신모욕을 하는 것은 굉장히 심각한 문제"라며 "이같은 글을 올리는 이들이 하나의 조직이라는 점에서, 이들이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하는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구 교수는 "결국 시민사회 내에서 이 조직이 자정되고 소멸될 수 있도록 시민사회 구성원들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본다"며 "표현의 자유가 능사만이 아니다"고 재차 강조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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