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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정신 진행형" 첫돌 평화롭게 마무리…태극기도 맞불(종합2보)

"박근혜 퇴진"에서 "촛불은 계속"…일부 청와대 행진
광화문·여의도서 1주년 기념 행사…태극기도 맞불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김다혜 기자 | 2017-10-28 22:09 송고
촛불집회 1주년을 하루 앞두고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참가자들이 적폐청산을 촉구하며 핸드폰 불빛을 밝히고 있다. 2017.10.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촛불집회 1주년을 하루 앞두고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촛불 1주년 대회, 촛불은 계속된다'에서 참가자들이 적폐청산을 촉구하며 핸드폰 불빛을 밝히고 있다. 2017.10.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지난해 10월 처음 시작됐던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하는 대회가 28일 서울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도심 곳곳에서 열렸다. 

박근혜정권비상퇴진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이하 퇴진행동)는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은 계속된다'를 주제로 촛불 1주년 대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퇴진행동 추산(오후 7시30분 기준) 5만여명의 시민들이 참석, 저마다 촛불을 밝혔다. 촛불집회 첫 시작 후 1년이 지난 이날 구호는 "박근혜는 퇴진하라" 대신 "촛불은 계속된다", "적폐를 청산하라", "사회 대개혁 실현하라" 등으로 바뀌어 울렸다. 

무대에 선 최종진·정강자·박석운·권태선 등 퇴진행동 공동대표는 지난 1여년간의 촛불집회에 대해 "당신들이 계시기에 민주주의 역사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여러분과 함께 한 날들에 다시 한번 깊이 고개 숙여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1700만 국민이 촛불을 든 것은 박근혜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며 "박근혜 정권 퇴진은 박근혜 전 대통령 한 사람의 퇴진을 의미한 것이 아니라 특권과 반칙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체제 자체의 퇴진을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동대표들은 "한국사회 대개혁은 박근혜, 이명박 정권에서 쌓아 놓은 적폐를 청산하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뒤집어 놓은 민주주의 시곗바늘을 제자리로 돌리고, 부정부패의 깊은 뿌리를 뽑아내기 위해 다시 촛불의 힘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번 촛불 1주년 대회가 광화문광장과 여의도에서 나뉘어 진행된 것에 대해 공동대표들은 "기념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벌어진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촛불 시민 여러분의 다양한 생각을 세심하게 예상하고 고려하지 못한 우리의 책임"이라고 전했다. 

이어 "촛불 혁명 기간에도 우리는 수많은 크고 작은 논란 앞에서 집단 지성을 발휘해 왔다"며 "이번 논란도 역시 전화위복으로 만들어 더 큰 단결의 계기가 되어 위대한 촛불 혁명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도 참석한 이날 집회는 지난 1년여간의 촛불집회를 담은 영상 관람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등으로 이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즉석 인터뷰를 통해 "광화문광장에서 벌어졌던 1년 전 촛불집회는 정말 위대했다"며 "광화문광장 입구 교통표시등에 촛불을 거는 등 촛불집회를 기념하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년 동안 새로운 대통령과 새로운 정부를 세우고, 많은 행복한 변화가 있었지만 아직도 시작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남북관계를 복원하고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 촛불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자유발언에 나선 조수진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처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실소유자라는 의혹이 있는 주식회사 다스(DAS)와 관련해 "다스는 누구 것인가"라는 말로 시작했다. 이어 "적폐청산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 처벌해야 한다"며 "블랙리스트 작성, 댓글부대 조성, 4대강 사업 등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적폐는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전명선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대표는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에 의한 억울한 희생이 없게 하도록 하겠다는 우리의 마음은 하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적폐세력은 세월호 최초 보고 시간을 조작했고, 이를 가리기 위해 불법적 직권남용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이어 "적폐세력으로 인해 중단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2기 특별조사위원회 설립으로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날 집회에서는 전인권밴드와 이상은, 권진원 등의 공연과 소등 퍼포먼스와 촛불파도타기 등이 진행됐다.

1주년 행사 이후 행사에 참여했던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오후 9시10분부터 청와대로의 행진을 시작했다. 반발 여론으로 인해 공식적으로는 취소된 청와대 행진은 민중총궐기투쟁본부 주도로 진행됐다.

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을 진행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방한 반대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 등 '적폐청산'을 주장했다.

청와대 앞 마무리 집회를 통해 이들은 "청와대 행진을 두고 이야기가 많았고, 안타깝게도 퇴진행동은 청와대 행진을 철회했다"며 "이에 대해 민중총궐기 측은 유감스러움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청와대에 온 것은 아직 적폐가 청산되지 않았음은 물론 문재인 정부가 적폐를 일부 늘리고 있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는 사드 배치를 추진하는 한편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트럼프를 초청했기에 우리는 청와대에 와서 요구사항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촛불파티 2017'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17.10.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앞에서 촛불집회 1주년을 기념해 열린 '촛불파티 2017'행사에서 참가자들이 밝은 표정으로 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2017.10.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같은 시간 여의도에서는 촛불 1주년을 기념하는 '파티'가 열렸다. 국회의사당역 인근 산업은행 앞에서 열린 촛불 파티에는 1만여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였다. 20대 청년부터 아이 손을 잡고 나온 30,40대, 50대 이상 중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 중 상당수는 핼로윈 파티를 겸해 이색 복장 등을 하고 촛불 1주년을 즐겼다. 

신나는 음악이 흘러 나오는 가운데 파티 참가자들은 주식회사 다스(DAS)와 관련한 의혹을 밝히라는 뜻으로 '다스체조'를 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밴드 '베이지'와 '해리빅버튼'의 축하공연과 시민들의 자유발언 등이 이어졌고 '적폐어워드'를 통해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에게 상이 수여됐다. 

참가자들은 파티 후 오후 8시20분쯤부터 인근에 있는 자유한국당 당사로 행진을 시작했다. 진행팀은 "자유한국당은 적폐 청산을 방해하고 있다"며 "자유한국당의 지금 모습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시민의 의견을 전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심 곳곳에서 친박단체의 태극기집회도 열렸다.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이하 국본)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제28차 태극기혁명국민대회'를 열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석방 등을 촉구했다. 이밖에도 박전대통령구명총연합과 새로운한국을위한국민운동본부 등 친반단체들은 서울역광장과 강남역 등에서 태극기 집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집회에 대한 경찰의 집회, 시위 대응은 지난해와 사뭇 달랐다. 경찰은 이날 촛불집회에 지난해와 달리 '차벽'을 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집회·시위에서 차벽이나 살수차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경찰인력(광화문 1840명·여의도 480명)과 폴리스라인으로 집회 질서를 유지했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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