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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휠 값 내놔"…고의 교통사고로 3억대 보험금 챙긴 일당

고가 외제 휠 달고 접촉사고…수리비·보험금 청구
신호위반 차량 노려…경찰신고로 교통사고 위장도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10-20 06: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고가의 일본산 자동차 바퀴(휠)를 승용차에 장착하고 고의로 교통사고를 낸 뒤 휠 값과 보험금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뜯어내는 수법으로 3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채 온 일당 84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서울 서남부 일대에서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을 노려 고의 접촉사고를 낸 뒤 수백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뜯어내는 방법으로 총 3억5000만원의 보험금을 챙긴 혐의(사기·보험사기방지특별법위반)로 A씨(23)와 B씨(29)를 구속하고 공범 C씨 등 8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8년 동안 국산 승용차에 비해 비싼 일제 휠을 달고 교통이 혼잡한 출근시간대에 진로를 변경하는 차량과 접촉사고를 내고 휠 값과 보험금 명목으로 200만~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또 범행에 가담한 C씨 등 82명은 A씨와 B씨가 모는 승용차에 동승한 뒤 접촉사고가 나면 피해자들에게 수리비와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부추기거나 자신의 보험금 명목으로 20만~30만원 상당의 돈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와 B씨는 동네 친구나 선후배,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알게 된 지인 등 범행에 가담할 82명을 불러 모아 대규모 보험금 사기단을 구성했다. 이후 쉽게 구할 수 없는 일본산 휠을 국산 승용차에 장착한 뒤 서울 영등포·동작·금천·구로 일대를 배회하면서 접촉사고를 낼 피해자를 물색했다.

이들은 특히 교통이 혼잡한 출근시간대에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차량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 피해자가 교통신호를 위반하다가 접촉사고를 냈기 때문에 선뜻 보험처리를 해준다는 사실을 노린 것이다.

A씨와 B씨는 접촉사고를 낸 뒤 "이 휠은 쉽게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제품"이라고 과장하면서 "내가 수리할 테니 미선수리금을 달라"며 200만~400만원의 수리비를 받아 챙겼다. 함께 동승한 일당들도 "입원을 해야 하니 보험금을 달라"며 20만~30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뜯어냈다.

A씨 등은 보험금과 수리비를 받고도 경찰에 교통사고 신고를 하는 대담성을 보이기도 했다.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실제 교통사고를 당한 것처럼 위장한 것이다.

하지만 A씨 등의 범행은 이들이 접촉사고 명목으로 보험금을 자주 받아가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보험사들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면서 꼬리를 잡혔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은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10여 차례에 걸쳐 서로 접촉사고를 내는 '자작극'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A씨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기간에도 고의사고를 내는 등 추가 범행을 시도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주로 차량을 운행하면서 접촉사고를 낸 주범 A씨와 B씨를 지난달 29일 구속해 지난 6일 검찰에 송치하고 범행에 가담한 일당도 차례로 송치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공범들도 순서대로 검찰에 송치하고 있는 중"이라며 "남은 공범을 상대로 여죄나 추가 공범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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