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국감현장] 북핵지진 대응·예보능력 놓고 여야 한목소리로 성토 (종합2보)

환노위, 기상청 국정감사…"도덕적 해이 심각"

(서울=뉴스1) 전민 기자, 이원준 기자 | 2017-10-17 18:35 송고
남재철 기상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7.10.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남재철 기상청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7.10.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여야의원들이 한목소리로 기상청을 질타했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의 기상청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6차 핵실험 후 발생한 인공지진 발표 과정에서의 혼선, 낮은 예보 정확도 등에 대해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됐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의원은 "북한에서 인공지진이 발생했을 때 기상청은 유관기관과 언론에 이 사실을 통보했지만,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에는 통보하지 않았다"며 "직접 안전상황실에서 전화하니까 이메일로 통보하고, 결국 5번 이상 통화하고 나서야 인공지진 자료를 제공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기관들의 알력과 권력다툼 탓에 유사시 남 탓만 하다가 국민이 고스란히 피해를 받겠다고 생각했다"며 "기상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의 인공지진 대처가 가관이었다"고 질타했다.

같은당 임이자 의원도 "인공지진 관련해서 외국기관과 규모가 다르고 기관끼리 혼선이 빚어지면서 함몰지진의 발표가 지연됐다"며 "핵실험으로 방사능이 유출됐을 경우엔 함몰지진의 발표가 늦어지면서 어떤 피해를 입었겠냐"고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어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이 인공지진과 함몰지진 발표 과정에서 혼선과 갈등을 빚은 것을 지적하면서 "기상청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두 기관장은 국민 앞에 정중히 사과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남재철 기상청장과 신중호 지자연 원장은 "대단히 죄송한다. 사과드린다"는 말과 함께 머리를 숙였다.
환노위 여당 간사인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상청의 낮은 예보 적중률을 지적했다. 최근 5년간 기상청의 강수유무 적중률이 46%에 머문 것에 대해 한 의원은 "일반인이 예측해도 (적중률이) 이 정도일 것"이라며 "기상청이 복마전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한 의원은 "2008년 기상청이 도입한 영국 기상청의 수치예보 모델이 정확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앞으로 어떤 노력을 할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상청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의를 통해 "기상청이 예보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시행 중인 '퇴직자문관 제도'가 기상예보 정확도로 이어지기는커녕, 기상청 퇴직자의 회전문 인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퇴직자문관들은 기상청에서 자신의 경험을 활용하는 것이 아닌 지방으로 파견을 나가 상주하며 방재업무를 수행하는 등 당초 제도도입의 취지였던 '기상예보 정확도 향상 대책'과는 거리가 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9.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제5차 전체회의에서 홍영표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17.9.27/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홍영표 환노위원장도 기상청을 강하게 힐난했다.

홍 위원장은 "기상청은 '혈세로 어떻게 장비를 구입할까' '조직을 어떻게 늘릴까' 고민하는게 다인 것 같다"며 "사과와 반성이 없으니 갈수록 조직이 엉망이다. 도덕적 해이가 이런 기관은 처음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기상청은 기상천외한 답변을 많이 한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질책했다.

이어 홍 위원장은 "기상청은 적당히 넘어갈 기관이 아니다. 우리가 다음 회의때도 분명하게 점검하겠다. 아니면 기상청을 위해 상임위를 따로 열 수도 있다"며 "다음 종합국정감사에 조직개편안을 가져오라"고 요구했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5년 전후 기상대를 준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예산낭비 문제를 지적하며 "이런 것이 부처 이기주의고 칸막이"라며 "여러분 너무 편하게 공무원 생활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진 대응미흡·예보 정확성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학점으로 매기면 F학점으로 낙제점"이라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재수강해야겠죠"라고 반문하자 남재철 기상청장은 "기상청에 대한 국민들의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격무에 시달리는 기상청 예보관들의 처우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 의원은 "기상청 예보관이 '무휴일, 무휴가, 무교육의 3무(無) 노동'에 시달리고 있어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며 "예보관들은 일반 근무자에 비해 약 10% 더 오래, 더 많이 일하고 있으며 예보역량 향상을 위한 주기적 재교육 또한 어려운 실정"이라고 전했다.

이날 남재철 기상청장은 "정확한 기상, 지진정보의 생산과 신속한 전달에 여러 가지 미흡한 점으로 인해 국민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며 "과거 미흡했던 부분의 원인과 결과에 대한 철저한 내부반성과 함께 정책대안을 적극 반영해 기상업무 전반에 대한 업무체계를 개선하고 시스템을 보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남 청장은 △예보체계 개선과 예보역량 향상 △국가적 지진업무 대응체계 개선 △국민생활의 편의와 기상정보 활용 증대 △정부·지자체의 기후변화 대응 정책 지원 △기상산업 육성을 통한 국가경제 부흥과 일자리 창출 기여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n785@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