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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벤트 아티스트' 테리 보더 "즐기세요, 그거면 됩니다"

음식 등 일상 속 소재 이용한 오브제 작업…사비나미술관서 국내 첫 전시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10-12 19:42 송고 | 2017-10-12 22:15 최종수정
테리 보더, 사랑의 건배 Toast Toasting in a Toaster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시작은 레몬이었다. 식료품점의 제빵사로 일하던 40대 초반의 남자는 어느날 선반 위에 레몬과 레몬즙이 담긴 레몬 모양의 병이 나란히 놓인 것을 유심히 보게 됐다. 그는 생각했다. "가짜 레몬 옆에서 진짜 레몬이 모욕감을 느끼지 않을까."

그래서 탄생한 게 '우편주문 신부'(Mail-Order Bride)다. 레몬에 철사를 끼우고 구부려 사람 형상을 만들고, 의인화한 진짜 레몬이 가짜 레몬이 담긴 소포를 받아보는 장면을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처럼 연출한 것이다. 우편으로 주문받은 신부, 이른바 '섹스토이'를 유쾌하게 비튼 작품이다. 

빵, 땅콩, 씨리얼 등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을 주 재료로 철사를 이용한 '벤트 아트'(Bent Art)를 하는 미국 출신의 작가 테리 보더(Terry Border)가 한국에서 전시를 열었다. 한국 첫 전시이면서 작가가 해외에서 여는 첫 전시이기도 하다.

13일부터 서울 종로구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Eat, Play, Love)는 주제로 열리는 전시에서 작가는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작품 90점을 대거 선보였다. 오브제(사물)로 특정한 상황을 연출하고 이를 사진으로 담는 것이 주된 작업 방식인데, 전시에서는 사진 62점과 더불어 입체 작품 27점, 애니메이션 1점을 보여준다.
테리 보더.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사진 속 한 장면 한 장면들은 보는 순간 즉각적으로 읽히는 게 있는가 하면, 제목과 함께 상상력 혹은 창의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도 있다. 특히 후자의 예로는 통닭구이가 돼 버린 닭 앞에서 편지 한 장을 들고 서 있는 계란('너무 늦은 만남')의 모습이 그렇다. 이미 구이가 돼 버린 '어미' 닭 앞에서 '자식'인 계란의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읽히는 순간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지어진다.

다의어나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언어유희인 '펀'(pun)도 그가 즐겨 쓰는 방식이다. 토스터 기기 안에 잘 구워진 토스트 2개가 와인잔을 들고 건배를 하는 장면에 '사랑의 건배'라는 제목을 붙였다. 영어로는 '토스터 안에서 건배하는 토스트'라는 뜻의 '토스트 토스팅 인 어 토스터'(Toast Toasting in a Toaster)다.

테리 보더의 최종적인 지향점은 '즐거움'이다.

"제 작품에는 어떠한 복잡한 내용이나 깊은 비밀 같은 건 없어요. 그저 관객들이 제 작품을 보면서 복잡한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즐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시는 12월30일까지 이어진다. 전시장 2층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벤트 아트 작품을 만들어보고 이를 사진으로 남겨 자신의 SNS에 올릴 수 있도록 해 놨다. 관람료는 성인(19~64세) 1만원, 어린이·청소년 7000원. 다음은 전시된 사진 작품들이다.
테리 보더, 씨리얼 킬러 Cereal Killer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까발리기 Exhibition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너무 늦은 만남 Belated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 Sandwich Cookies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매끄러운 피부 관리 Smooth as Glass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꽃을 건네는 마음 Made for Each Other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테리 보더, 뇌를 먹는 땅콩 좀비 Zombies Are Nuts about Brains (사비나미술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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