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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英무용가 말리펀트 "조명은 불필요한 부분을 감추는 것"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10-11 14:56 송고
英무용가 러셀 말리펀트 © News1
英무용가 러셀 말리펀트 © News1

"조명이 절제된 무대는 무용수의 ‘몸’이나 ‘움직임’의 핵심을 두드러지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선 무용수가 살아 움직이는 완벽한 조각상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국의 자존심' 또는 '육체의 시인'이라 불리는 안무가 러셀 말리펀트가 최근 서울 마포구 신수동 서강대 메리홀에서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역설적으로 조명은 비춰서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부분을 감추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말리펀트는 지난 9일 개막한 제20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17, 시댄스 2017) 행사 중 하나인 '댄스 프리미엄'에 선정돼 내한했다. 시댄스 2017 개막작이자 '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 프로그램 중 하나인 말리펀트의 신작 '숨기다/드러내다'는 조명에 의해 숨겨지고 드러나는 무용수의 움직임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숨기다/드러내다'의 조명은 '빛의 안무가' 마이클 헐스가 맡았다. 말리펀트는 헐스에 관해 "예술적 동반자이자 아주 뛰어난 감각을 가진 조명 디자이너"라며 "지난 25년간 내 모든 작품은 헐스가 조명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숨기다/드러내다'는 1996년 설립된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 창립 20주년 기념작이다. 소품 여러 편을 묶은 이 작품은 말리펀트가 표현하고자 하는 무용철학을 잘 담아냈다. 말리펀트는 "이번 작품에서 조명의 역할은 모든 것을 다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라며 "관객이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아름다운 부분만을 보여주고 나머지를 감추는 것이 조명의 역할"이라고 했다.
첫 번째 소품 '투 엑스 쓰리'(Two x Three)는 다나 푸라스를 위해 1998년에 만든 1인무였으나 3인무로 재구성됐다. 조명이 시간 경과에 따라 서로 다른 위치에서 여성무용수를 비추면서 몸의 윤곽과 함께 무대와 객석 사이에 설치된 반투명막에 거대한 그림자를 만들어낸다. 말리펀트는 두 번째 소품 '원 파트 투'(One Part II)에 관해 "1997년에 안무한 1인무이며 제가 직접 출연한다"며 "바흐의 음악을 무용으로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특히 '피스 넘버 43'(Piece No. 43)은 최신작이다. 말리펀트는 "연습 과정에서 조명이 하나도 없는 상태에서 춤을 췄다"며 "마이클 헐스가 직사각형으로 비추는 조명을 제안해 다섯 무용수가 개별적인 직사각형 공간에서 독립된 춤을 추도록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조명과 안무의 협업에 관심이 많다"며 "똑같은 공간이더라도 조명에 따라 달라지고, 조명의 유무에 따라 무용수의 움직임과 비춰지는 것도 다르다"고도 했다. 이어 "조명에 의해 건축적이고 조각적인 몸이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9일 개막한 시댄스는 오는 29일까지 21일 간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서강대 메리홀, CKL 스테이지, 디큐브시티 프라자광장 등 서울 여러 지역에서 열린다.

이번 축제에는 영국, 스페인, 이스라엘, 체코, 스위스, 포르투갈, 뉴질랜드 등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중동, 아시아, 오세아니아 19개국 45개 단체가 참여한 40여 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폐막 공연은 스페인 특집으로 발렌시아 출신 안무가 마르코스 모라우가 창단한 라 베로날의 죽은새들이다.

시댄스의 티켓 예매는 시댄스 공식 홈페이지(www.sidance.org), 한국문화예술위원회(Koreapac), 쌕 티켓(SAC Ticket), 인터파크(Interpark)에서 할 수 있다. 더욱 자세한 사항은 시댄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216-1185.

말리펀트의 신작 '숨기다/드러내다' 공연장면 © News1
말리펀트의 신작 '숨기다/드러내다' 공연장면 © News1


말리펀트의 신작 '숨기다/드러내다' 공연장면 © News1
말리펀트의 신작 '숨기다/드러내다' 공연장면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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