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박은빈 "'청춘시대' 남자 중? 임성민이 최고죠"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7-10-11 09:36 송고

JTBC ‘청춘시대’ 시즌1의 송지원은 통통 튀는 캐릭터로서의 매력이 보였다. 1년 후 송지원은 잘 쌓은 캐릭터 위에 서사를 풀어냈다. 시즌2 이야기의 중심에 놓인 인물이었다. 시즌1에서 다 전하지 못한 그의 트라우마와 성장을 다룬 것. 어느날 갑자기 벨에포크에 도착한 분노의 편지가 자신을 향한 것임을 알게 된 송지원은, 자신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갔다. 줄곧 그의 특성으로 언급된 '거짓말'은 과거 문효진이라는 친구의 상처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알게 됐다.

송지원은 그 트라우마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다. 거짓말하지도 회피하지도 않는다. 어떤 죽음의 위협에서도 자신을 보호하려던 하메들과 소울 메이트 임성민(손승원 분)과 함께, 그는 한 걸음 더 성장했다.

송지원이라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는 이제 박은빈과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천연덕스럽게 가슴 사이즈를 재라는 포즈부터, 문효진과의 추억을 더듬으며 절망하던 표정까지 모두 박은빈이 만든 송지원이다. 깊은 감정과 얕은 농담을 오고 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를 박은빈이 완성해냈다. 송지원과의 두 번째 만남을 마무리하고, ‘송지원 모드’를 ‘OFF’한 박은빈(25)을 만났다.

Q. 에필로그를 통해 나온 송지원의 8년 후 죽음은 알고 있었나.

“중간에 수정된 부분이라 (그렇지는 않았다). 하지만 (작가의) 분명히 생각이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저 역시 자세한 이야기를 여쭤보지는 않았어요. 캐릭터를 탄생시켜준 것도 작가님이고, 지원이의 끝도 납득했어요.”

“많은 분들이 상실감을 느끼신 것 같아요. 캐릭터를 워낙 예뻐해주셔서 죽는다는 것을 알게 되니 아무래도 그러실 것 같아요. 저는 희망차게, 죽음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웃음) 드라마이다보니 조금 다른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잘 생각해보면 또 여러 가능성이 없지는 않답니다? 작가님도 지원이를 애정하실 테니 아마 충분히 여지가 있지 않을까. (웃음)”

Q. 러브라인은 어떤가. 시즌2에 들어갈 때 임성민과 연결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나.

“이뤄질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뤄지면 남사친 여사친이 연인이 된 것이고 아니라면 좋은 친구로 남겠구나 싶었죠. 요즘에 남사친 여사친이 연인이 되는 이야기가 많다보니 둘이 이어지면 정말 이성의 친구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아서 ‘청춘시대’만큼은 친구로서 끝나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저런 일을 겪으면서 곁을 지켜주는 임성민을 보다 보니 송지원 인생에 이보다 더 좋은 남자는 없을 것 같더라고요. 가장 좋은 친구이자 좋은 연인이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꼭 가시적으로 연인이 되는 것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송지원의 마음도 미묘하게 변하고 있다는 걸 표현하려고 했어요.”

Q. 송지원이 ‘친구이자 꼬봉’ 이라고 표현하는 장면이 그 예일까.

“그렇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경찰서 앞에 성민이가 찾아왔을 때 반갑고 놀란 반응도 있어요. 시즌1 엔딩에서 다른 하메들과 달리 지원이만 아무도 찾아오지 않거든요. 그래서 성민이에게 와달라고 부탁까지 했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말도 안 했는데 달려온 거잖아요. 그래서 더 반갑고 고마울 것이고, 그 마음이 느껴지길 바랐어요.”

Q. 박은빈으로서 ‘청춘시대’ 남자 중 어떤 캐릭터가 가장 매력적인가.

“캐릭터는 임성민이 짱이죠. (웃음) 작가님도 엄청 애정하시는 캐릭터예요. 임성민 정말 멋지죠. 그런 남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임성민과 송지원은 타인이 침범하기 어려울 정도로 쿵짝이 잘 맞아요.”

Q. 손승원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나.

“잘 맞았어요. 오빠가 무대경험이 많아서 호흡을 주고 받는 것에 익숙한 편이어서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예상하지 못한 리액션으로 받아쳐주는 것도 있어서 저 또한 신선하게 이렇게 해볼까 여러 시도를 했던 것 같고요. 굳이 리허설을 하지 않아도 호흡이 잘 맞았다는 것,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Q. 하메들과 송지원과의 관계를 하나씩 설명해준다면.

“시즌1에서 윤선배의 위태로운 순간을 송지원만 목격하고 있었어요. 관찰자 입장이었던 지원이는 그런 촉이 발달한 아이죠. 그리고 시즌2에서 지원이가 이상하다는 걸 윤선배가 알아채고 저를 위로해줘요. 둘이 뭔가 말하지 않아도 교감하는 사이에요.”

“예은이는 말할 것도 없죠. 룸메이트이고 서로 가장 많은 대화를 해요. ‘어제 지원이 잠 못 잤어’라고 하는 것처럼,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알고 있는 사람이죠.”

“은재는 시즌1에서는 저를 동경했지만 이제는 제말을 거짓말인 것을 알고 흘려넘길 정도로 성장했죠. (웃음) 하지만 은재는 워낙 연민이 많은 친구이고, 다른 모습의 하메를 봤을 때 가장 걱정해주는 친구예요. 서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사이인 것 같아요.”

“은이는 지원이에게 충격이었죠. 지원이가 항상 쓰던 레파토리가 통하지 않는 친구이다보니 아마 지원이는 영혼이 탈탈 털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거예요. 시크하지만 속이 여린 면이 많은 친구인 것을 빨리 캐치했을 겁니다. ‘기린이잖아. 조기린’이라는 대사도 애드리브로 별명을 만들었는데, 두 사람 사이에 유대감이 빨리 쌓여요. 그래서 영수가 끌고 가려고 할 때 은이가 막는 것이고.”

Q. 하우스메이트 중 소울메이트를 꼽을 수 있나.

“글쎄요. 지원이는 누구와 있어도 케미가 좋다는 평을 받잖아요. 꼭 한 명을 뽑을 수는 없을 것 같아요.”

Q. 시즌2 끝나고도 하메들의 여행이 있나.

“스케줄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생각은 하고 있어요. 제주도나 부산이나 어디든 놀러가자고 하고 있어요.”

Q. 박은빈이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무엇인가.

“특별하게 한 장면만 꼽을 수는 없고, 대개 하메들과 있는 신이 보기 좋았어요. 촬영하면서도 즐거웠기 때문에 애정하는 장면이라면 하메들과 함께 하는 장면들이에요.”

Q. 청춘시대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까.

“일단 저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서 이 기회를 통해 그동안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참 기뻤어요. 또 시즌 2까지 이어져 심화된 모습까지 보여드렸으니 제게는 참 선물 같은 작품이구나 싶어요. 먼 미래에 2016년, 2017년 여름은 청춘시대였다, 나는 이런 모습이었다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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