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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 중재 거부…카탈루냐, 9일 독립 선포 방침

필리페 6세 국왕 "무책임한 행동은 안정 해쳐"
스페인 이벡스지수 3% 이상 하락 마감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2017-10-05 13:48 송고
스페인 필리페 6세 국왕 <자료사진> © AFP=뉴스1
스페인 필리페 6세 국왕 <자료사진> © AFP=뉴스1

스페인 중앙정부가 4일(현지시간)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와의 중재 요청을 거절했다. 또 스페인 국왕은 독립 추진이 국가의 안정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내 분리주의자들과 중앙정부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카탈루냐 지도자들은 이르면 오는 9일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리독립을 둘러싼 갈등은 카를레스 푸지데몬 자치정부 수반이 필리페 6세 국왕의 개입을 맹비난하고, 중앙정부가 대화를 일체 거부하면서 심화됐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실은 성명을 내고 "정부는 불법적인 것과 관련해 협상을 하지 않을 것이며, 협박에도 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헤로나·레리다·타라고나의 4개 주(州)가 모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와 중앙정부 간 대립은 스페인에서 발생한 수십년래 최악의 정치 위기이다.
또 지난 1일 독립 투표에 참여한 비무장 카탈루냐 주민들을 경찰이 구타한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우려를 촉발시켰다.

이날 스페인 이벡스(Ibex)35지수는 3% 이상 하락 마감했다. 일부 카타루냐 대형 은행주는 5% 넘게 급락했다. NFS 마크로의 애널리스트 닉 스태멘코비치는 "정치적 리스크가 유럽의 아젠다로 복귀했다"고 말했다.

◇카탈루냐 공화국 선포

카탈루냐의 독립파 의원들은 이날 지역 의회에서 회의를 마친 뒤 투표의 최종 결과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주 월요일(9일)에 전체회의를 소집했다고 밝혔다.
3일(현지시간) 카탈루냐에서 총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이 독립 투표에 사용됐던 투표함 앞에 헌화하고 있다. © AFP=뉴스1
3일(현지시간) 카탈루냐에서 총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주민들이 독립 투표에 사용됐던 투표함 앞에 헌화하고 있다. © AFP=뉴스1

익명을 요구한 자치정부 소식통은 AFP통신에 "총회가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이날 독립이 선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급좌 성향의 민중연합후보당(CUP) 소속의 미레이라 보야는 독립 카탈루냐 "공화국을 선포하는 총회가 될 것"이라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필리페 6세 국왕은 분리독립 시도는 불법적이고 비민주적이라고 규정했다. 또 자치정부 지도자들의 "무책임한 행동은 카탈루냐와 스페인 전체의 경제적, 사회적 안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필리페 6세 국왕은 이들의 "불충(disloyalty)"을 비난하며, 국가는 "헌법적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TV연설에서 이를 반박했다. 그는 "국왕이 카탈루냐에 재앙이 됐던 중앙정부의 입장과 정책을 받아들였다. 그는 의도적으로 수백만 카탈루냐 주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지데몬 수반은 또 중앙정부가 위기 중재 제안에 받아들이지 않았다고도 비난했다.

◇"불법 국민투표"

독립 선포는 중앙정부와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스페인 법원들은 국민투표가 불법이라고 판결을 내렸다.

중앙정부는 스페인의 지방 정부 시스템 아래에서 카탈루냐 정부가 누리고 있는 자치정부 지위를 중단할 권한도 보유하고 있다.

이 권한을 발동하면, 카탈루냐 시위대는 더욱 분노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스페인이 카탈루냐를 억압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강경 진압

전일 총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카탈루냐 주민 수십만명은 국민투표 당시 벌어졌던 경찰의 폭력 진압을 대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지난 1일 국민투표 당시 경찰은 유권자와 시위대를 폭행해 수십명이 부상했다. 시위대 일부가 바닥에 눕자, 경찰은 이들 가운데 일부의 머리카락을 잡고 끌고가기도 했다.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은 전일, 양측이 "대화를 통해 교착상태에서 빠져나올 길을 찾을 때다"고 말했다.

다만, 팀머만스 부위원장은 유럽의회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스페인 정부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비례적(proportionate) 힘"을 사용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일 밤 중앙정부는 푸지데몬 수반이 물러서지 않는다면 중재는 있을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설상가상, 전일 스페인 법원은 조셉 루이 트라페로 카탈루냐 경찰서장과 다른 3명의 용의자를 "소요죄"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북동부의 부유한 자치 지역인 카탈루냐에선 인구 약 750만이 살고 있으며 이들은 고유 언어를 사용하고 있으며, 오랫 동안 분리 독립 국민투표 추진을 요구해왔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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