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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집계 이틀내 독립선언"…주민들 "점령군 나가"

스페인, 카탈루냐 시위·총파업에 "반란조장 말라"
국왕도 나서 '경고'…하지만 "중앙통제 약해졌다"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2017-10-04 14:01 송고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 당시 경찰 진압에 항의하는 바르셀로나 시위대. © AFP=뉴스1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 당시 경찰 진압에 항의하는 바르셀로나 시위대. © AFP=뉴스1

스페인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지도자가 "며칠 내로"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히면서 스페인이 당분간 정국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됐다.

카를레스 푸이그데몬 카탈루냐 자치정부 수반은 3일(현지시간)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카탈루냐 정부는) 이번주 또는 다음주 초부터 행동을 개시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 실시된 카탈루냐 분리·독립 투표 결과 '찬성'이 약 90%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기에, 카탈루냐가 스페인 중앙정부로부터 떨어져 나올 권리는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푸이그데몬 수반은 특히 "공식 결과가 모두 집계되면 우리는 48시간 이내에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전했다.

투표의 공식 집계 결과가 카탈루냐 의회에 보내지고, 그 결과 독립이 선언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카탈루냐 독립투표로 인한 정국 불안은 이날 수천명의 주민들이 대규모 시위에 나서면서 더욱 짙어졌다. 투표 실시로부터 불과 이틀이 지난 때다.

독립투표장에서 주민을 끌어내는 스페인 경찰. © AFP=뉴스1
독립투표장에서 주민을 끌어내는 스페인 경찰. © AFP=뉴스1

시위대는 독립투표 도중 벌어진 경찰 진압에 항의했다. 앞서 스페인 경찰은 투표 강행을 요구하는 주민들을 투표소에서 강제로 끌어내거나 이들에게 고무탄을 발사해 900여명의 부상자를 냈는데, 이들 시위대는 이것이 주민들에 대한 부당한 폭력이라고 주장하며 경찰을 향해 "점령군은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바르셀로나와 지로나 등 주요 도시의 공무원, 주요 노조들은 이날 하루 총파업 투쟁을 벌였다. 여기엔 스페인의 주요 항만인 바르셀로나 항구의 근로자들도 동참했다. 학교와 박물관, 프로축구구단 FC바르셀로나도 총파업에 나섰다.

물론 중앙정부의 입장은 다르다. 이들은 이것이 불법투표를 막기 위한 정당한 공권력 행사였다는 입장이다.

이날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6세도 TV연설을 통해 카탈루냐가 "헌법적 질서"를, 즉 하나의 스페인이라는 기존 질서를 따르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전까지는 카탈루냐 위기에 대해 정제된 발언만을 해오던 국왕조차 태도를 바꾼 것이다.

펠리페 6세는 "무책임한 그들의 행동은 카탈루냐와 스페인 전체의 경제적이고 사회적인 안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페인 중앙정부도 카탈루냐에 압박을 더했다. 후안 이그나시오 조이도 내무장관은 이날 "카탈루냐 정부가 주민들을 혼란의 구렁텅이로 밀어넣고 있으며 거리에 반란을 조성하고 있다"고 강력 규탄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이런 행동을 중단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취하겠다고 엄포했다.

펠리페 6세의 TV연설. © AFP=뉴스1
펠리페 6세의 TV연설. © AFP=뉴스1

이런 가운데 중앙정부의 북동부 지방 통제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AFP통신은 이날 카탈루냐의 호텔 2곳이 중앙정부 측 경찰의 투숙을 거부하고 이들에게 퇴거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는 자치정부 관료들의 명령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자비에르 페레스 로요 세비에대 헌법학 교수는 "(스페인 중앙당국이) 통제권을 잃고 있다. 이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푸이그데몬 자치정부 수반의 공언대로 카탈루냐의 독립 선언이 실질적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앞서 푸이그데몬 수반은 카탈루냐 지방 전체 유권자 가운데 42%인 226만여명이 투표에 참여했다고 밝혔지만 투표가 카탈루냐의 전체 민심을 대변하는지는 의문이다. 또 이번 투표는 정식 참관인 없이 치러졌다는 한계도 지니고 있다.

푸이그데몬 수반이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에 중재를 촉구한 가운데, 유럽의회는 다음날인 5일 카탈루냐 위기와 관련해 논의할 예정이다.



icef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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