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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스껍고 머리가 지끈…'명절증후군' 날려버릴 예방법은?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7-10-03 09:05 송고
가족들 도움없이 여성이 홀로 추석명절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은 명절증후군을 불러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가족들 도움없이 여성이 홀로 추석명절 차례상을 준비하는 것은 명절증후군을 불러오는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올해 환갑을 맞은 전업주부 박현주씨는 가족들에게 차례상 파업을 선언했다. 박씨는 가족들에게 "나이도 들고 30년 넘게 차례상 준비를 도맡아왔으니 이제는 편한 명절을 보내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행히 가족들이 박씨의 요구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올해부터 단출한 명절을 보내고 있다. 박씨는 "명절은 가족들이 스트레스없이 편히 쉬는 날이었으면 좋겠다"며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지만 예비 며느리도 내심 기뻐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가사노동에 참여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지만 명절 차례상 준비는 여전히 여성들의 몫이다. 송편을 만들거나 밤 껍데기를 까는 것으로 자신이 할 일을 다했다고 착각하는 남성들도 여전히 많다.  

남궁기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명절 때마다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극심한 명절증후군 환자는 여전히 주부들이 많다"며 "즐거워야 할 명절이 스트레스로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시댁 중심의 차례상 문화도 주부들을 힘들게 한다. 오랜만에 만난 시댁 식구들 식사를 챙기고 차례상까지 준비하다 보면 체력이 달리고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스트레스로 생기는 명절증후군 증상은 다양하다. 갑자기 두통이 생기거나 메스껍고 토할 것 같은 느낌, 두근거림과 불면증도 온다. 명절증후군은 추석 동안 쌓인 스트레스가 일순간에 터져 나오기도 한다. 과거에 우울증을 경험했던 주부들이나 평소 어두운 성격이라면 명절증후군 증상은 더 나빠진다.

가족들이 주부들의 이런 고충을 이해하지 않거나 알고도 넘어가면 증상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 부부간의 불화를 키울 수도 있다.

남궁기 교수는 "명절증후군을 예방법하려면 스트레스를 참고 견뎌야 한다는 생각부터 바꿔야 한다"며 "남편과 시댁 식구, 며느리와의 갈등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 다음은 주부와 가장 가까운 남편이 배우자를 보호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아내와 함께 장을 보거나 설거지, 청소같은 가사를 도우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게 좋다. 친척들 앞에서 아내를 흉보는 행동은 최악의 남편으로 꼽힌다. 학업성적이 부진하거나 취업에 실패한 자녀들을 주부 탓으로 돌리는 것도 나쁜 행동이다.

남궁기 교수는 "도로정체가 심해지는 명절엔 장시간 이동으로 피로와 스트레스가 쌓여 더 예민해진다"며 "무리한 일정은 잡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이어 "명절 준비를 아내 못이라는는 남성 중심적인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차례상은 가족 모두의 책임이란 생각을 가질 때 명절 때마다 아픈 주부들이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최우성 자생한방병원 의무원장은 "과도한 명절 스트레스는 몸속 피의 흐름을 방해하고 생리불순을 일으킬 수 있다"며 "스트레칭으로 몸을 자주 풀고 한자세로 오랫동안 일하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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