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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 상식③] 처녀가 송편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 만난다고?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10-01 09:11 송고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둔 29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승광재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손자인 이석(왼쪽 세번째) 황손과 황실문화재단 가족들이 천연 재료로 색을 낸 송편을 빚고 있다. 2017.9.29/뉴스1 © News1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둔 29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승광재에서 고종황제와 명성황후의 손자인 이석(왼쪽 세번째) 황손과 황실문화재단 가족들이 천연 재료로 색을 낸 송편을 빚고 있다. 2017.9.29/뉴스1 © News1

추석 차례상의 대표 음식인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해 소를 채우고 모양을 만들어 찐 떡을 일컫는다.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목은집'(牧隱集)에서 팥소를 넣은 차기장 떡을 송편의 일종으로 추측하면 고려시대 쯤에 일반화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송편에 대한 대표적인 속설 중에 "처녀들이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좋은 신랑을 만나고, 임산부가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또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잘 익은 송편을 깨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도 있다. 송편 속에 솔잎을 가로로 넣고 찐 다음 한쪽을 깨물어서 솔잎의 귀쪽이면 딸이고, 뾰족한 끝쪽이 오면 아들을 낳는다고 믿기도 했다.  
이같은 속설은 어디서부터 유래한 걸까.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관장은 "예로부터 '손재주가 있어야 복이 많다는 얘기가 있다. 예전에는 떡을 먹는다는 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였는데, '보기 좋은 떡이 먹기에도 좋다'는 말도 있는 것처럼, 그 해 첫 햇곡식으로 만드는 떡이니 보기도 좋고 맛도 좋게 정성들여 만들어 '복'을 나누자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족대명절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8일 서울 성동구 용답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할머니들과 송편을 만들고 있다. 2017.9.28/뉴스1 © News1
민족대명절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둔 지난 28일 서울 성동구 용답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할머니들과 송편을 만들고 있다. 2017.9.28/뉴스1 © News1

가을 추수에서 첫 햇곡식으로 만드는 송편은 보름달처럼 둥글게 만드는 것이 기본이나 지역에 따라 반달 모양도 있다.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 따르면 강원도에서는 감자녹말을 찬물에 반죽해 빚은 쫄깃쫄깃한 감자송편과 송편 속에 무생채가 들어간 무송편을 주로 먹는다. 무송편은 무를 채쳐서 소금에 절이고 물기를 제거한 다음 맵게 갖은 양념을 해 보통 송편보다 크게 빚는데 송편속이 얼큰한 것이 특징이다.

감자송편은 감자가루를 만들어 송편을 만드는데, 손가락 네 개를 꽉 눌러 박은 손가락자국이 특색이다. 감자송편은 경상도, 충청도와 함경도에서도 먹으며, 함경도에서는 언감자로 언감자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전라도에서는 삐삐떡(삘기송편)이라고 해서 띠의 어린 새순을 훑어서 맵쌀가루에 섞어 질기고 맛있는 송편을 해 먹는다. 또 경상도에서는 모시잎을 뜯어 잿물을 조금 넣어 삶아 멥쌀가루에 섞어 반죽하여 밤, 콩, 대추 등을 꿀에 재었다가 송편소를 넣고 빚어 쪄 내어 참기름에 발라 감잎에 싸서 내놓는 모시잎송편이 대표적이다.

황해도에서는 송편을 빚을 때 얄밉다는 서울 송편과는 다르게 크기가 5배 정도로 손바닥에 가득하게 빚어 먹음직하게 소도 많이 넣고 넓적하게 반달형으로 만들어 손가락자국을 내어 찐다. 평안도에서는 깨를 볶아서 찧어 설탕, 간장으로 버무려서 소를 만들어 넣고 조개모양으로 예쁘게 빚는 조개송편이 있다고 한다.

대체적으로 북쪽 지방은 송편을 크게 만들며, 서울이나 경기지방은 작게 빚는 특색이 있다.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정월 보름날 농가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집집마다 장대에 곡식 이삭을 매달아 대문간에 세워두었다가 중화절(中和節)에 이것으로 송편을 만들어 노비에게 나이대로 나눠 주는 풍속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날을 속칭 노비일이라고 하며, 이 떡을 나이떡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러한 풍습은 이 때부터 시작되는 농사일을 잘 해줄 것을 당부하는 의미에서 시작된 것으로 여겨진다. 또 팔월 추석에는 햅쌀로 송편을 빚어 차례를 지내고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한다고 돼 있다. 
 
이같은 풍습은 지금까지 전해져 지금은 송편이 추석의 절식으로 자리잡게 됐다. 송편은 소의 종류에 따라 팥송편·깨송편·대추송편·잣송편, 쑥을 넣어 만든 쑥송편, 소나무 껍질을 넣어 만든 송기송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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