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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이고 송편 먹고 성묘하지만…김일성 참배하는 北추석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나…한때 성묘도 금지
1988년 공휴일 지정됐지만 4대 명절에는 불포함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7-10-04 06:00 송고
실향민 가족들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추석을 맞아 차례를 지내고 있다. 2014.9.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실향민 가족들이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추석을 맞아 차례를 지내고 있다. 2014.9.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북한에도 추석은 민속명절이지만 '민족 대이동'을 하는 우리와는 달리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서 추석을 공식 휴일로 지정한 것은 지난 1988년부터다. 북한 김일성 주석은 1967년 사회주의 생활양식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성묘도 금지하고 추석을 공휴일에서 제외했다가 부활시켰다.
쉬는 날은 추석 당일 하루뿐인데 북한 주민들은 이날 가족들과 모여 성묘를 하고 간단한 제사를 지내는 등 조상에 대한 예를 차린다. 다만 큰절 대신 묵례로 조상에게 인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족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는 문화도 우리의 명절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다. 대체로 쌀밥과 국, 떡, 돼지고기, 과일을 놓고 성묘하고 이를 나눠 먹는다.

추석을 대표하는 음식인 송편을 만들어 먹는 풍습 역시 북한에서도 최근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민속놀이도 즐긴다. 북한은 2002년과 2004년 단오를 맞아 전국 규모의 씨름대회를 열었는데 2005년부터는 매년 추석을 기해 대황소상 전국민족씨름 대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도 농악무·그네뛰기·민족음식 품평회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추석 풍경에서 남북한의 모습이 가장 다르다고 할만한 점은 사람들의 이동이다. '민족 대이동'이라고 할 만큼 고향을 찾는 시민들로 교통이 혼잡한 남한과는 달리 북한에선 많은 주민이 이동하는 모습은 찾기 어렵다.
    
대체로 한곳에 오래 정착해 살아 성묘도 인근에서 이뤄지기 때문이지만, 이동을 위해선 통행증을 사전에 발급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번거로운 탓도 있다. 다만 평양 등 지역별로는 성묘 등으로 인해 교통량이 평소의 2배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에서는 추석 등 민속명절에도 만수대 언덕의 김일성 동상이나 혁명열사릉을 찾아 화환을 증정하고 참배를 하는 것이 관례다. 일반 주민들은 차례를 지내기 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초상화에 먼저 인사를 해야 한다.

사실 북한은 추석 같은 민속명절보다 국가명절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다. 북한의 4대 명절은 김일성 생일(4월15일), 김정일 생일(2월16일), 정권 수립일(9월9일), 조선노동당 창건일(10월10일)로 모두 국가명절이다.

이외에도 인민군 창건일(4월25일), 조국해방전쟁 승리기념일(7월27일), 해방기념일(8월15일), 헌법절(12월27일), 국제노동자절(5월1일) 등 정치적 의미의 명절이 더 부각돼 왔다.

민속명절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된 역사도 국가명절에 비하면 짧고, 대우 역시 국가명절에 비해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민은 "민속명절을 진정한 명절로 생각한 적이 없고 특별한 놀이를 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letit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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