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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유엔 연설서 '레이건 발언' 인용한 이유는

보수당 공화당 출신…대외대응 성향도 달라
트럼프 '대북 강경성향' 누그러뜨리려 한 듯

(뉴욕·서울=뉴스1) 김현 기자, 조소영 기자 | 2017-09-21 23:11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7.9.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새클러윙에서 열린 '평화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17.9.21/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2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이날 연설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해, 대북정책에 대한 설명으로 이어졌다.

대북정책에 대한 설명은 역시 '제재와 압박 속 대화 추진'이라는 기본 방침을 골자로 해 언급됐다. 궁극적으로는 '평화 추구'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를 위한 '안정적인 상황관리'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 자신이 전쟁이 유린한 인권의 피해자인 이산가족"이라며 "자칫 지나치게 긴장을 격화시키거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로 평화가 파괴되는 일이 없도록 북핵문제를 둘러싼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이어지는 문장이 눈에 띈다. 문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해 이같은 자신의 말에 의미를 더했다.

문 대통령이 인용한 로널드 전 대통령의 발언은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이다.
다만 레이건 전 대통령은 미국 보수주의 정당인 공화당 출신 인사로, 재임 당시 대외정책은 '군사력을 바탕으로 한 평화'였다. 전쟁과 같은 무력대응을 반대하는 문 대통령의 성향과는 사실 반대에 서있는 인사인 셈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로널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유는 뭘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제재나 압박 속에서도 대화를 추진하고 평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빌려서 한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하지만 수많은 유명인사들 중 굳이 문 대통령과 성향이 다른 로널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이유에 여전히 궁금증이 남는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화에 대한 메시지'를 주기 위해 로널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과 같은 공화당 인사인 한편, 그의 열혈팬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경선 참여를 처음으로 고심한 시점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가 끝나가던 1987년이었다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20일 자신의 취임사를 준비할 때도 레이건 전 대통령의 스타일을 배우려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존경하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발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갖고 있는 '대북 강경성향'을 다소 누그러뜨리려 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 위원장은 연일 '말폭탄'을 주고받으며 대치 중이다.

일례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9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다음날(20일)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개가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라게 하려고 생각한다면 개꿈이나 같다"고 받아쳤다.


cho1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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