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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왕치산 만났다. 왜 만났을까?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9-21 10:30 송고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중국을 방문중인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가 중국의 사실상 2인자이자 반부패 개혁의 선봉장인 왕치산(王岐山) 중앙당 기율위 서기를 만났다. 

왕치산은 시진핑(習近平) 주석의 심복으로 실질적 2인자이지만 공식 서열상으로는 국가를 대표하는 위치에 있지 않다. 국가 원수나 국무원 총리가 중국을 대표한다. 그런데도 리셴룽은 왜 의전을 어기고 왕치산을 만났을까?
더욱이 왕치산은 지금 중국에서 가장 ‘뜨거운’ 인물이다. 그가 오는 10월 18일 개최되는 제19차 당대회에서 중앙 정치국 상무위 위원으로 남느냐 아니냐가 현재 중국 정치계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다.

싱가포르도 중국을 배워 반부패 캠페인을 펼치려고 그러는 것일까? 사실 싱가포르는 공직사회가 깨끗하다고 이미 이름이 높다. 그렇다면 더욱 궁금해진다.

리셴룽은 화교다. 화교 중 가장 강력한 파벌인 객가다. 싱가포르도 화교국가다. 화교들의 고향은 중국이다. 중국의 정권교체가 화교사회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리셴룽 총리가 중국 정권교체의 풍향계가 어떻게 돌고 있는지를 탐색하기 위해 왕치산을 만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21일 분석했다.   

SCMP는 리셴룽 총리의 면담 제안에 왕치산 스스로도 놀랐다고 전했다. 의전을 무시하는 파격이기 때문이다. 

왕치산은 리셴룽 총리를 만나 “놀랍지만 아주 기쁘다”고 말했다. 왕치산은 또 “싱가포르는 내가 가장 많이 간여했던 나라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실제 그는 중국-싱가포르 협회 주석직을 2008년부터 2012년가지 역임했다.

왕치산은 리셴룽 총리와의 면담에서 리셴룽 총리의 아버지이자 싱가포르의 국부인 리콴유 전 싱가포를 총리를 언급했다. 왕은 “리콴유 총리와 여러 차례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었다”며 “정치적 식견이 탁월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왕은 또 “그런 분이 가신 것이 애석하다”며 “그는 진정 위대한 정치가였다”고 덧붙였다.

리셴룽 총리와 왕치산의 만남을 두고 싱가포르 언론은 중국의 정권교체는 싱가포르에게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를 탐색하기 위해 만났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중국 언론은 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베이징에서 정치 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는 장리판은 “왕치산이 외국의 수반을 접견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이 아님에도 외국 수반을 만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것”이라며 “이는 왕치산이 다음 달 당대회에서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임위에 잔류할 가능성이 높음을 상징하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과연 장리판의 예상대로 왕치산은 다음달 당대회에서 상임위에 잔류할 수 있을까?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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