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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硏, 미세한 고분자 움직임 실시간 관찰 성공

IBS 연구팀, 의료·산업계 기여할 것

(대전ㆍ충남=뉴스1) 김태진 기자 | 2017-09-20 16:34 송고
연구진이 고안한 투명하고 얇은 그래핀 주머니© News1
연구진이 고안한 투명하고 얇은 그래핀 주머니© News1

국내 연구진이 투명하고 얇은 그래핀 주머니를 이용해 미세한 고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첨단연성물질 연구단 스티브 그래닉(Steve Granick) 단장 연구팀이 투명하고 얇은 그래핀 주머니를 만들어 유기고분자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데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별도의 작업 없이 실시간으로 관찰한 첫 사례다.
고분자는 생체 속에서 신호 물질, DNA, 단백질을 이루며 생체 대부분을 작동시키는 핵심 요소지만 어떻게 움직이는지 상당 부분 밝혀지지 않았다. 생체와 비슷한 액체 환경에서 고분자를 고배율로 관찰하려면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야 하는데 내부의 높은 진공 상태로 인해 액체가 증발해 버리기 때문이다.

이에 연구팀은 그래핀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두 장의 그래핀 사이에 고분자가 든 액체층을 샌드위치처럼 끼우고, 그래핀으로 감싸는 일명 ‘액체 그래핀 셀’ 방법을 사용했다. 그래핀 주머니에 고분자가 든 액체를 넣은 셈이다. 그래핀 주머니 방식은 전자 현미경 안에서도 증발하지 않고, 강력한 전자빔으로 인한 손상도 덜하다. 또 매우 얇으면서 투명해 내부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기존의 액체 그래핀 셀 방식은 색을 입히는 별도 작업이 필요했다. 고분자 내 단량체를 잘 볼 수 있도록 염색 분자나 금속 이온을 시료와 결합시키는 과정이 동반돼야 한다. 그러나 착색 방식은 대상 고분자의 성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팀은 8개월의 실험 끝에 착색 작업 없이도 안정적으로 고분자를 볼 수 있는 그래핀 주머니 제작 방식을 고안하는데 성공했다.

우선 투과전자현미경에서 시료를 놓는 바닥에 3~5겹 그래핀 한 장을 올린다. 그 위에 시료 고분자가 든 액체를 뿌리고 2겹의 그래핀을 지붕처럼 덮는다. 그래핀끼리 강력하게 붙으면서 액체가 안에 갇히는 것이다.

투과전자현미경에 놓인 그래핀 주머니는 투명하기 때문에 실시간 관찰이 가능하다. 투과전자현미경은 전자를 위에서 쏘고 아래에서 전자감지기가 상을 읽는 원리로 작동한다. 그래핀 주머니가 투명하기 때문에 그대로 내부에 있는 고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것이다. 마치 프로젝터로 화면을 스크린에 쏘면 스크린 뒤에서도 화면을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원리다.

연구팀은 그래핀 주머니 방법으로 고분자의 구조적인 재배열과 그래핀 바닥과의 흡착·탈착 과정, 기존에 알려진 고분자의 점프 현상을 고해상도 이미지로 관찰했다.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고분자가 어떤 운동을 하는지 비교적 생체와 비슷한 환경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연구팀은 고분자가 단백질, 효소, DNA를 이룰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을 비롯한 산업에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만큼 고분자 작동 원리 연구는 의료와 산업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지난 19일 게재됐다.


memory444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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