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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마지막 개농장 44마리 식용개들 '새 삶' 찾았다

동물권단체 케어, 부천시 역곡동 개 사육농장서 긴급구조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 이기림 기자, 김연수 인턴기자 | 2017-09-15 17:42 송고 | 2017-09-15 18:14 최종수정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1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역곡동에 위치한 개 사육농장에서 4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News1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1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역곡동에 위치한 개 사육농장에서 4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News1

15일 오후 경기 부천시 역곡동 한 등산로 입구. 등산로 입구에서 조금 벗어나자 나무로 둘러 쌓인 담 안쪽에 한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부천 지역내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개 사육농장이다.

농장 입구에는 커다란 진돗개 1마리가 목줄을 한채 묶여 있었다. 진돗개는 처음에는 낯선 이들의 방문에 놀란듯 했지만 이내 꼬리를 흔들며 사람들의 손길을 갈구했다.  
농장 안으로 들어서니 먼저 독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10여미터 길게 늘어선 철장 안에 갇혀 있던 10여 마리의 개들은 난데없이 출현한 침입자들을 향해 목청껏 짖어댔다.

특히 이제 갓 태어난 3마리의 새끼와 한 철장 안에 있던 백구의 어미개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며 사람들의 접근에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임희진 케어 국장이 철장 안에 들어가 흥분한 개를 안정시키고 구조하고 있다.© News1
임희진 케어 국장이 철장 안에 들어가 흥분한 개를 안정시키고 구조하고 있다.© News1

농장 한 편에 닫혀 있던 철문을 열자 그 안에는 20여 마리의 개들이 역한 냄새가 공기를 가득 채우고 무덤처럼 어두컴컴한 철장 속에 갇혀 있었다.
동물권단체 케어(대표 박소연)는 이날 이곳에서 40여 마리의 개들을 구조했다.

케어 소속 활동가와 자원봉사자 등 10여 명은 이날 성견 33마리와 강아지 11마리 등 44마리를 모두 안전하게 구조했다.

케어는 그동안 식용개로 팔려나갈 준비를 하던 개들을 구조하고 부천지역 마지막 개농장의 폐쇄를 위해서 농장주와 협상을 진행해왔다. 케어는 개들을 구조한 뒤 보호할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얼마동안의 시간을 요청했으나 농장주가 이를 거부해 이날 긴급구조를 진행했다.

경기 부천시 역곡동 개 사육농장에 있던 태어난지 2개월 정도된 강아지들.© News1
경기 부천시 역곡동 개 사육농장에 있던 태어난지 2개월 정도된 강아지들.© News1

이날 태어나 처음 사육장을 벗어나게 된 개들 가운데 일부는 두려움 때문에 구조의 손길을 거부하며 철장 안에서 버티기도 했지만 대부분 순순히 이동장으로 옮겨져 트럭에 실려 개농장을 떠났다.

케어는 이날 구조한 개들을 경기 포천에 있는 임시보호소로 옮겨 보호하고 건강상태가 좋아지면 입양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소연 케어 대표는 "이번 개농장 개들의 구조는 부천시에 남아 있던 마지막 개농장의 폐쇄를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를 통해 부천시가 개농장 없는 도시로 거듭나고, 이 모습이 다른 지자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식용개농장 개들을 구조하고 개농장 폐쇄로 끝나서는 안되고 법과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면서 "오늘 구조 현장을 SNS를 통해서 공개한 이유도 많은 사람들이 식용개농장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개식용 반대를 지지해 결국 우리 사회의 개식용 문화가 하루빨리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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