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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본부가 죽음으로 몰아가…사망 집배원 대책 마련하라"

집배대책위 기자회견…고용부 특별근로감독 요구도
집배원 92.7% 교통사고 경험, 산재인정은 고작 18.8%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2017-09-11 12:29 송고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집배대책위)가 11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집배대책위)가 11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News1

전국집배노동조합과 민주노총, 사회진보연대 등 28개 단체로 구성된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집배대책위)가 지난 5일 서광주우체국 집배원의 죽음과 관련해 우정사업본부의 공식 사과와 전남지방우정청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집배대책위는 11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집배원의 억울한 죽음에도 서광주우체국은 '우리는 편의를 많이 봐줬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며 "다쳐도 치료조차 제대로 못 받고 출근을 종용해 자살로 이어지는 것이 우체국의 현실"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서광주우체국 소속 집배원 A씨(53)는 "두렵다, 이 아픈 몸을 이끌고 출근을 하라네. 사람 취급 안하네. 가족들 미안해"라는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었다. 집배대책위에 따르면 A씨는 한 달 전 업무 중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불편한 상태였고 사고 당시에도 공상 처리가 아닌 일반 병가 처리를 받았다.

송경용 집배대책위 공동대표는 A씨의 죽음에 대해 "교통사고를 당해 몸이 아픈 사람에게 어떻게 출근하라고 할 수 있느냐"며 "지난 5년간 집배 노동자 72명이 죽었다. 지난 6개월 동안에도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영성 사회진보연대 사무처장도 "서광주 우체국과 전남지방 우정사업본부가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비인간적 처사에 대해 우정사업본부 책임자의 공식 사과와 처벌, 재발방지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소연 전국집배노조 선전국장은 "우정사업본부와 한국노총 산하 전국우정노조는 365일동안 24시간 일을 시켜도 되는 무제한 연장근무에 합의했다"며 "이로 인해 집배노동자들은 하루 10시간, 11시간 장시간 노동시간에 처해있다"고 지적하는 동시에 무제한 연장근무 파기를 요구했다.

이어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전국에서 올라오는 농수산물과 각종 선물 때문에 집배원들은 살인적인 노동시간에 놓이게 된다"며 "올해 설날에도 강원도에서 젊은 집배원이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설날이 지난 후 파주에서 택배원이 과로사로 사망했다. 인력 증원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집배대책위는 한국노동연구원의 '2017년 집배원 과로사 근절대책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 자료를 토대로 재발방지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집배원 응답자 중 92.7%가 교통사고 경험이 있었고 평균 4.4회 사고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업무 중 사고와 관련해 산업재해를 인정받은 비율은 18.8%에 불과했다.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집배대책위)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숨진 집배원의 영정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News1
집배노동자 장시간 노동철폐 및 과로사·자살방지 시민사회 대책위원회(집배대책위)가 기자회견을 마치고 숨진 집배원의 영정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 News1

이날 기자회견에서 집배대책위는 △고용노동부의 특별감독 실시 및 산재은폐 처벌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의 공식 사과와 A 집배원의 순직 인정 △우정사업본부의 책임자 처벌과 추석 소통기 인력 충원 △우정노조의 무제한 노동시간 단체협약 철회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의 사건 직접 조사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마친 후 올해 과로사·자살 등으로 숨진 집배원 15명의 영정을 들고 광화문 방면으로 행진하기도 했다.

집배대책위는 이날부터 서광주우체국 소속 A씨의 순직 인정이 될 때까지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1인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hanant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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