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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기업·가계 경기 양극화…금리인상 가능성 제한

임금 증가율 '정체' + 가계부채 '사상 최대'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7-09-04 07:44 송고
호주 중앙은행 앞. © AFP=뉴스1
호주 중앙은행 앞. © AFP=뉴스1

호주의 '경제 분열'(Economic disconnect)이 고착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4일 보도했다. 기업 경기는 호조를 나타내는 반면, 소비를 담당하는 호주 가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호주 중앙은행이 사상 최저 수준인 금리를 인상할 여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것.

호주 가계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물가가 급등하는 반면 임금 증가율은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호주 중앙은행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는 금리 인하밖에 없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호주 중앙은행은 5일 금리 결정을 앞두고 있다. 호주 정책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5% 수준을 유지 중이다.
호주 정책 당국은 기업 부문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임금을 올려 소비자 심리를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이 때문에 시장은 올해 호주가 정책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쪽에 베팅하고 있다.

지난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호주 기업들은 투자 전망을 17.6% 상향했다. 7년 만에 최대 폭이다. 중요한 점은 광산업 이외의 업종에서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는 대답이 나온 것이다.

기업들은 고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호주에 신규 일자리 20만 개가 발생했다. 신규 풀타임 일자리는 21만 개가 생겼다. 신규 풀타임 일자리가 신규 총 일자리보다 많은 것은 파트타임 일자리가 줄어든 것을 반영한다.
기업 심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소비자 심리는 반대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호주 소비자 심리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부진하다.

지난달 필립 로 호주중앙은행 총재는 의회에 출석해 호주의 임금 증가율이 생산성 증가율 이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 결과 국민 소득 중 자본으로 가는 비중은 50년 만에 최대가 됐다. 그리고 노동이 분배받는 국민 소득은 5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스콧 모리스 호주 재무장관은 지난주 "경제가 개선되고 있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경기 회복세가 가계의 소득 증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한된 수준만큼의 안도감을 준다"고 밝혔다.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보다 강력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을 위해 분열된 호주 경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조언했다.

지난달 로 총재는 금리를 변동시킨다면,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호주 가계부채는 소득 대비 190%로 이미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했는데, 금리 인하가 가계부채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그는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부양책을 철회하고 있지만 이런 추세를 따라잡기 위해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heming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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