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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드라마·웹툰 자살묘사 심각…청소년 모방 우려

교육부·한림대 31일 '청소년 자살' 공동세미나
자살도구 등 방법까지 묘사…웹툰이 더 선정적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7-08-30 11:30 송고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는 웹툰  속 자살장면 묘사. (교육부 제공) © News1
포털 사이트에 연재되는 웹툰  속 자살장면 묘사. (교육부 제공) © News1

지상파TV 드라마나 웹툰에서 자살장면이 빈번하게 노출되고 구체적 자살방법까지 묘사해 청소년의 모방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31일 한림대 자살과 학생건강연구소(연구소)와 'TV드라마·웹툰 등 드라마의 지나친 자살장면이 청소년 자살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공동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교육부가 연구소를 통해 지상파 3사 드라마 70편을 분석한 결과, 68.5%에 달하는 48편에서 자살장면이 총 110회 등장했다. 2015년 1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황금시간대(오후 8~12시)에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를 분석한 결과다.

A사는 22편 중 13편, B사는 22편 중 15편, C사는 26편 중 20편에 자살장면이 등장했다. 특히 C사는 자살장면이 총 60회나 방영됐다. B사는 29회, C사는 21회 자살장면이 노출됐다.

자살장면(110회)을 분석했더니 장소는 물론 구체적 방법과 실행장면까지 묘사하는 등 선정성도 심각했다. 약품 등 자살도구가 43회(37%) 등장했고, 자살도구를 구하는 경로를 구체적으로 묘사한 장면도 6번(5%) 방영됐다. 자살장소가 나온 장면은 총 66회(57%)였다.
지상파 3사 드라마 자살장면 노출 현황. (교육부 제공) © News1
지상파 3사 드라마 자살장면 노출 현황. (교육부 제공) © News1

최근 청소년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웹툰은 드라마보다 선정성이 더 심각했다. 국내 최대 웹툰 포털 네이버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상위 8편을 조사했더니 자살장면이 총 40회 등장했다. 1편당 평균 4회꼴이다. 
자살도구와 약품 등 구체적 방법을 표현한 사례가 75%(30건)에 달했다. 지상파 TV드라마(37%)의 2배에 달했다. TV드라마처럼 투신, 목멤이 전체 자살방법 표현의 43%를 차지했다.

문제는 청소년은 성인에 비해 자살에 호의적이라는 데있다. 자살에 대한 수용성을 조사한 결과, 청소년은 5점 만점에 3.87이 나와 성인의 3.23에 비해 호의적 경향을 보였다. 자살장면 묘사의 심각성에 대해서도 청소년은 성인보다 관대했다.

연구진은 "자살 생각이 높은 사람들은 자살장면 등을 규제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발견됐으며 자신은 다른 사람에 비해 미디어 속 자살 콘텐츠에 영향을 받지 않거나 덜 받을 것이라고 믿는 지각적 편향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책임을 맡은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다수의 지상파 TV드라마와 웹툰에서 자살장면이 빈번하게 선정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청소년들에게 모방자살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교육부는 학생자살을 줄이기 위해 예방교육-조기발견-전문기관 연계 치료지원 등 학생자살예방대책을 추진해왔다. 이번 세미나는 청소년들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미디어에서 다루어진 자살장면 실태를 점검하고 청소년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사회적 관심을 천명하기 위해 마련했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며 "저출산 사회에서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고 건강하고 안전하게 키워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챙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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