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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생리대? 생리컵?"…'발암 생리대 대란'에 유목민 된 여성들

"대안생리대 관심 커져…친환경이지만 불편"
"정부, 일회용 생리대 규제강화로 품질 높여야"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7-08-29 15:58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대체 어떤 생리대를 써야 하는 거야?"

'릴리안 생리대'의 발암물질 검출 논란 이후 여성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생활필수품이나 다름없는 생리대에서 신체에 유해한 물질이 다량 검출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뒤 일회용 생리대 전반에 대한 불신도 더불어 확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면 생리대와 생리컵 등 이른바 '대안생리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전에도 비싼 가격과 성분과 관련된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대안생리대 붐'이 인 적이 있으나, 이번 사태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대안생리대에 '정착'하려는 여성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례로 2003년부터 지난 2012년까지 약 10년간 꾸준히 대안생리대운동을 전개해 왔던 '피자매연대' 홈페이지는 밀려드는 접속자 탓에 한때 접속조차 어려웠다. 피자매연대는 활동 종료 이후에도 홈페이지를 통해 크기별 면생리대 도안과 제작법 등의 정보를 제공해 왔다.

대안생리대를 사용해본 적이 있거나 사용하고 있는 여성들은 일회용 생리대를 쓸 때보다 신체적 부담이 적고 친환경적이라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면생리대와 생리컵을 모두 사용해왔다는 직장인 윤모씨(36·여)는 "일회용 쓰레기가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인데다 (여러 번 쓸 수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훨씬 경제적"이라며 "특히 생리컵을 사용하면 성기 주변의 피부가 짓무르지 않고 보송보송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극찬했다.
30대 여성 문모씨 또한 일회용 생리대의 성분과 비싼 가격에 의구심을 느끼던 중 생리컵에 대한 정보를 접한 뒤 4개월째 생리컵을 쓰고 있다. 문씨는 "생리컵은 초기비용이 제법 들기는 하지만 반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생리중이라는 것을 잊을 정도로 쾌적한데다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의 대부분을 밖에서 보내야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에게 보관과 착용상의 불편함은 대안생리대를 선뜻 택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30대 여성 A씨는 "앞으로도 국내 제조사에서 만든 생리대를 계속 사용할 것"이라며 "면생리대를 쓰면 생리통이 줄어든다고는 하지만 생리혈 양이 많은 사람이 직장생활을 하면서 사용하기는 불가능하니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라고 토로했다.

특히 면생리대의 경우 여러 번 빨아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세탁을 꼭 해야만 하는 데 따르는 단점도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다. 20대 여성 B씨는 이같은 점 때문에 2년 가량 면생리대를 사용하면서 느낀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B씨는 "면생리대를 다 쓰고 그냥 두면 말라서 굳어버리기 때문에 물에 담가야 하는데, 물에 담근 뒤 잊고 있으면 이틀 안에 피가 썩는 냄새가 심하게 난다"며 "밖에서 생리대를 갈아입은 뒤에는 물에 담글 수가 없어 외출을 할 때에는 오버나이트를 착용해야만 하는데 옷 밖으로 모양이 두드러지는 점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면생리대와 생리컵을 각각 6개월 이상 사용해왔다는 20대 여성 C씨 또한 "면생리대는 휴대도 어렵고 세척도 힘들다. 핏물은 좀처럼 빠지지 않고 가끔 삶기도 해야 한다"며 "면을 여러 겹 겹치면 두껍기 때문에 덥고 습한 날 착용하기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대안생리대는 일회용 생리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만큼, 국가가 일회용 생리대의 유해물질 규제 기준을 보다 강화해 안전하고 편리하게 생리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문씨는 "본인의 취향과 선택에 따라 어떤 제품이든 피해를 보지 않고 사용해야 하는데 좋은 제품을 사용할 기회조차 박탈당해왔다"며 "대안생리대가 정답은 아니다. 정부의 엄격한 규제 아래 기업은 좋은 일회용 생리대 제품을 만들고 여성은 그중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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