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강원도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3발을 발사한 26일 판문점 회담장에서 우리측 병사가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2017.8.26/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북한이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기간인 26일 오전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3발을 발사했다.

지난달 두차례에 걸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를 감행한 데 이어 괌 포위사격이라는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북한이 태세를 전환해 '저강도' 도발로 간주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우선 전문가들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저강도' 도발로 규정하고 있다.

통상 고강도 도발의 경우 핵실험이나 중거리 이상급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인공위성 발사 등을, 중강도는 사거리 1000km 이상급 노동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일컫는다.

비행거리가 250여km 수준으로 파악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저강도 미사일로 평가받는 이유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7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여러 의도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9월 30일까지로 예정된 하계 훈련으로 보인다"며 "미사일이 발사된 강원도 깃대령에는 종합훈련장이 있으며 최고지도자가 종합 훈련을 관람하거나 시찰한 사례가 있었다"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상황은 일단 (북한의) 전략적 도발과는 관계없다는 게 분명하다. 통상적인 훈련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미 태평양사령부 역시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괌이나 미국 본토에는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즉 최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현 정세를 관리하기 위해 '훈련' 차원의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이다.

북한이 UFG 연습에 대응해 무력시위에 나섰으나, 올해 UFG 훈련 내용이나 규모가 예년보다 다소 조정됐기 때문에 북한도 도발 수위를 조정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대남용'으로 평가되는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반응을 탐색하려는 목적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만약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미국 전략 자산 등을 한반도 상공에 전개할 경우 북한 또한 맞대응 할 수 있다는 점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남용'인 이번 미사일 발사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있어 북한이 주도권을 갖겠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양무진 교수는 "대남용 미사일을 발사했다는 것은 한반도, 특히 남북 관계에 있어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되어 있음을 보여주고 한반도 문제를 주도하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 시점에서 가장 관건은 북한이 건군절 등이 있는 내달 괌 포위사격 예고 등과 같은 고강도 도발에 나설지 여부다. 만약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선다면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도 있다.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선에서 혹은 북미간 무력 시위 강도가 조절되면 북미 대화 재개가 모색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그동안 조성되던 긍정적 분위기도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 교수는 "만약 9월까지 북한과 미국이 서로 자제한다면 북미, 나아가서 남북 간 대화의 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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