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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 25주년①] 세월만큼 쌓인 한중관계 '우여곡절'

마늘 파동·김치 분쟁은 대표적 통상 마찰 사례 꼽혀
中 한반도 적극적 노력으로 9·19 공동성명 채택도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양새롬 기자 | 2017-08-23 08:00 송고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에서 모델들이 양국 우호증진을 기원하는 ‘중국금폐공사 팬더 대형 기념주화’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금폐공사는 한·중 수교 25주년과 지난해 한국에 온 팬더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한국 거주 1년을 기념화기 위해 기념주화를 출시했다. 2017.4.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중국문화원에서 모델들이 양국 우호증진을 기원하는 ‘중국금폐공사 팬더 대형 기념주화’를 선보이고 있다. 중국금폐공사는 한·중 수교 25주년과 지난해 한국에 온 팬더 ‘러바오’와 ‘아이바오’의 한국 거주 1년을 기념화기 위해 기념주화를 출시했다. 2017.4.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24일로 25주년을 맞지만, 양국 관계는 25년이라는 세월을 논하기에는 옹색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를 둘러싼 갈등 관계가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양국은 25년간 수교 관계를 유지하면서 관계가 좋을때도, 반대로 지금처럼 악화됐을 때도 있었다. 25년이라는 적지 않은 세월동안 벌써 양국간의 관계도 사람의 인생처럼 우여곡절을 겪은 것이다. 

양국은 지난 1992년 8월 24일 공식 수교를 선언했다. 아시안게임, 올림픽 개최 시기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을 계기로 관계 개선을 타진하던 양국은 1990년 우리 정부가 베이징에 민간 무역대표사무소를 개설하면서 공식 수교를 위한 절차를 진행했다.

이에 앞서 한국은 대만과 단교를 선언하고 명동 대만 대사관에서 대만 국기 하강식을 거행했다.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대만 국기 하강식 거행 장면을 기억하고 있을 정도로 한중 수교 선언은 적지않은 파장을 남겼다. 
정부가 1997년 IMF 사태를 맞이했을 때도 중국과의 교역 증가가 경제 회복에 어느정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연이어 중국에 불기 시작한 한류 열풍 역시 한중관계 개선에 일조했다.

그러던 2000년, 한국이 중국산 마늘에 대한 관세율을 대폭 인상하면서 양국간 갈등이 촉발됐다. 이에 중국은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의 수입을 중단하는 무역 보복으로 맞섰다. 결국 우리 정부가 중국산 마늘 관세율을 기존 수준으로 낮추고 중국이 보복조치를 철회하는 것으로 당시 분쟁은 마무리됐으나 우리의 체면이 손상됐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이어 2002년 양국은 역사 문제로 부딪혔다. 한중 모두에게 예민한 문제인 역사 문제는 중국이 고구려와 발해 역사를 자신들의 역사로 편입하려는 프로젝트인 '동북공정'을 시작하면서 촉발됐다. 현재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 프로젝트는 일단락된 듯 하지만 여전히 갈등의 불씨가 남아있는 문제로 꼽힌다.

한반도 문제와 둘러싼 해결에 중국의 적극적 노력이 돋보였던 때도 있었다. 2003년 중국의 주도로 미중북 3자회의가 개최된 것을 시작으로 처음으로 6자회담이 열렸다. 이를 기초로 2005년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9·19 공동성명'이 채택됐다.

같은해 제2의 마늘 분쟁이라 불리는 '김치파동'이 또다시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았다. 2005년 10월 우리 정부가 중국산 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발표하자, 중국 정부는 한국산 김치에서도 기생충알이 검출됐다고 맞대응했다. 결국은 우리가 손해를 보는 선에서 어느정도 일단락됐지만 양국 통상 갈등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켜줬다는 지적이다.

이후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이를 통해 양국은 외교, 안보, 사회 등 전 분야에서 전략적 수준까지 발전시키기로 합의했고 이후 수년간 양국은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다.

2012년 한중 수교 20주년이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치뤄진 것은 당시 양국 관계를 반영한다. 2012년 한중 공동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는 당시 부주석이던 시진핑 중국 주석, 양제츠 외교부장, 왕자루이 대외연락부장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한중 관계는 전임 정부 보다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했다.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약 1년6개월만에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일각에서는 한중관계가 역사상 가장 유래없는 가장 좋은 관계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단적인 예로 201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전승절 70주년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다. 미국의 대중국 고립정책이 강화하던 사이에 열린 행사에 서방 지도자들이 불참한 것과 달리 박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과 함께 참석해 이른바 '망루 외교'를 펼쳤다.

그러나 이같은 우호 분위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한반도 사드 배치가 결정된 이후 중국은 그동안의 우호 관계를 뒤로하고 전방위적 보복을 펼쳤다.

한국 콘텐츠를 규제하거나 한국 연예인의 중국 활동을 금지하는 '한한령'에 한국 관광 금지 조치, 중국 진출 국내 기업에 대한 보복 조치 등으로 양국 관계는 개선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한편에서는 '터질게 터졌다'며 대중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있으나 갑작스럽게 찾아온 사드 갈등은 관련 업계에 직격타가 됐다.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사드 배치가 양국 관계에 '찬물'을 끼얹었다고까지 표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사드로 인한 갈등이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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