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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박근혜가 탄핵 책임자…'좋은 대통령' 의지 약했다"

22일 발간 '이회창 회고록'서 보수 혁신·정직 강조
"대선자금 사건 뼈아픈 실수…마음에 짐 남아" 반성

(서울=뉴스1) 이후민 기자 | 2017-08-22 10:30 송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해 "이번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바로 탄핵을 당한 박 전 대통령"이라고 22일 밝혔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발간한 자신의 책 '이회창 회고록'을 통해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사태가 일어나면서 새누리당(지금의 '자유한국당')과 보수주의까지 싸잡아 비판 대상이 된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며 "(박 전 대통령) 본인 말대로 억울한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헌법재판소는 그에게 책임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비판했다.

또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그를 정치에 입문시킨 사람은 나라고 할 수 있다"며 "그는 대통령이 되려는 권력 의지는 강했으나 좋은 대통령이 되겠다는 권력 의지는 약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새누리당 지도부는 그동안 박 대통령의 수직적이고 권위적인 당 관리 체제에 유유낙낙 순응하면서 한번도 제대로 직언하지 못하는 나약한 행태로 최순실 일당이 대통령을 에워싸고 국정을 농단하는 기막힌 일을 가능케 했다"고 지적했다.
이 전 총재는 "그렇다고 이번 사태가 보수주의의 책임인 것처럼 야당이나 일부 시민세력이 보수주의를 공격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정말로 책임지고 반성해야 할 사람은 보수주의의 가치에 배반한 행동을 한 정치인들이지 보수주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보수주의의 가치에 대해서는 "보수는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을 지키면서 미래를 향해 끊임없이 자기개혁의 길을 가는 것이 진정한 보수의 모습이다"며 " 좌파가 선호해 온 정책이라도 그것이 정의에 반하지 않고 보수의 이념과 정체성에 저촉되지 않으며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과감하게 도입해고 추진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회고록에서 이 전 총재는 과거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대선자금 사건에 대한 반성도 담았다.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 직후 터진 대선자금 사건은 나로서는 뼈아픈 실수이고 국민 앞에 너무나 부끄러운 치욕이었다"며 "후보인 나는 불입건되고 당을 위해 뛴 당직자들이 처벌되어 나는 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지금도 내 마음에 짐으로 남아있다"고 반성했다.

또 보수의 신뢰 회복을 위해 '정직'을 강조하며 "몇 표 잃더라도 '보수당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국민들에게 확실하게 심어주는 것이 보수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는 확실한 길이 될 것"이라며 "보수당은 크게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전 총재는 책에서 "내가 대선에 패배하여 패자가 되면서 승자의 역사만이 남고 패자인 야당의 역사는 실종되고 기억조차 되지 않는다"며 "뒷날의 공평한 역사 평가를 위해서도 이러한 야당의 역사를 제대로 남겨야 한다는 의무감도 이 회고록을 쓰게 만든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회고록을 펴낸 이유를 설명했다.

이 전 총재가 펴낸 3800매 상당의 육필 회고록은 '나의 삶 나의 신념'(1권)과 '정치인의 길'(2권) 등 두권으로 구성돼 있다. 회고록에서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국무총리 등 '3김(金)'에 대한 이야기와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 3차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과정 등 정치역정과 신념을 밝혔다.

이 전 총재는 1960년 25세에 서울 지방법원에서 판사로 임용된 이후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대법원 판사를 지내며 판사로서의 요직을 두루 거친 뒤 대법원 대법관,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감사원장을 거쳐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국무총리로 발탁됐다.

이 전 총재는 '대쪽 판사' '쓴소리 총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김 전 대통령 시절 신한국당 총재를 거쳐 두번의 한나라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이 전 총재는 이번 회고록 발간을 맞아 22일 오전 10시30분 세종문화회관 예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다.

'이회창 회고록' 1권 표지. (김영사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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