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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테 머리+알론소 왼발' 첼시, 토트넘에 2-1 승… '손흥민 빛바랜 교체'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8-21 02:01 송고 | 2017-08-21 02:07 최종수정
알론소가 홀로 2골을 터뜨린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토트넘을 2-1로 제압했다. © AFP=News1
알론소가 홀로 2골을 터뜨린 디펜딩 챔피언 첼시가 토트넘을 2-1로 제압했다. © AFP=News1

안토니오 콩테 감독의 지략과 마르코스 알론소의 왼발이 토트넘의 '새집 첫 잔치'를 망쳐놓았다.

지난 시즌 우승팀 첼시가 21일 오전 영국 런던의 뉴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토트넘을 2-1로 제압했다. 첼시의 알론소가 2골을 터뜨리며 이날의 주인공이 됐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1라운드에 이어 교체로 필드를 밟았으나 이렇다할 활약상을 보여주진 못했다.
토트넘에게 이날 첼시와의 맞대결은 많은 의미를 지닌 경기였다. 일단 2017-2018시즌 안방에서 치르는 첫 경기였다. 토트넘은 1라운드를 뉴캐슬 원정으로 치러 2-0 승리를 거뒀는데, 산뜻한 출발을 홈팬들과도 함께 해야했다. 게다 이번 홈 개막전은 여느 때보다 특별했다.

토트넘의 올 시즌 홈구장은 축구종가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 스타디움이다. 지난 시즌까지 홈으로 사용했던 화이트하트레인의 증축 공사로 인해 이번 시즌은 웸블리를 둥지로 써야한다. 새롭게 태어나는 화이트하트레인은 2018-2019시즌부터 쓸 수 있으니 올 시즌의 홈은 웸블리인 셈이다.

임시이면서도 특별한 홈구장에서의 첫 단추라 당연히 욕심이 나는데, 상대를 생각하면 더더욱 승부욕이 불탄다. 똑같이 런던을 연고지로 삼고 있는 첼시가 원정팀으로 찾는다. 첼시는 지난 시즌 챔피언이다. 토트넘은 그 벽을 넘지 못하고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놓칠 수 없는 한판이었다.
그러나 첼시도 물러설 수 없는 경기였다. 첼시는 지난 12일 홈에서 열린 번리와의 개막전에서 충격적인 2-3 패배를 당했다. 경기 시작 13분 만에 케이힐이 퇴장을 당하면서 악몽이 시작된 첼시는 전반에만 3골을 내주면서 무너졌고 후반 35분 파브레가스까지 퇴장 당하는 엉망의 경기 끝에 개막전을 망쳐버렸다. 2차전까지 그르치면 초반 행보가 꼬일 수 있다. 그 비장한 각오가 토트넘의 동기부여를 앞섰다.

완전치 않은 스쿼드를 가지고 승리를 거머쥐어야 하는 콩테 첼시 감독은, 변칙적이다 싶은 전술적 변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센터백 루이스를 전진 배치시키면서 바카요코, 캉테와 함께 사실상 3명의 중앙MF를 가동시키는 예상 외 스리백 전형을 가동시켰다. 기본적으로 중앙을 단단히 하면서 공격 시 3-5-2, 수비 시 5-3-2 등으로 형태를 변화시키며 토트넘을 상대했다. 

경기 초반 상대를 당황하게 만드는 것에 성공한 첼시는 선제골까지 취했다. 전반 24분, 토트넘 박스 근처에서 루이스가 토트넘 알리의 파울을 유도해 프리킥을 얻어낸 것이 단초였다. 이를 알론소가 왼발로 직접 슈팅을 시도했고,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토트넘 골문 모서리를 통과했다. 초반은 첼시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이 계속해서 어리둥절했던 것은 아니다. 실점과 상관없이 자신들의 페이스를 찾았고 전반 중반 이후 주도권을 잡은 쪽은 토트넘이었다. 기본 점유율도 높았고, 알리와 케인 등 공격수들도 효과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41분에는 결정적 장면도 있었다. 알리가 중앙을 헤집은 뒤 살짝 내준 것을 케인이 오른발로 때렸는데, 아쉽게 골대를 맞았다.
안토니오 콩테 첼시 감독의 지략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 AFP=News1
안토니오 콩테 첼시 감독의 지략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 AFP=News1

후반전 양상도 전반 막바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토트넘은 공격 비중이 늘었고 첼시는 파이브백 형태가 늘었다. 전반 10여 분이 지나자 토트넘 포체티노 감독은 포백으로 전환을 꾀했다. 상대가 투톱을 계속 가동하는 것에 대응하는 동시에 공격적인 전형으로 만회골을 노린다는 복안이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을 교체카드로 선택했다. 뉴캐슬과의 1라운드에서 후반 12분 손에 붕대를 감고 교체로 필드를 밟았던 손흥민은 첼시전에서도 후반 22분 다이어를 대신해 필드를 밟았다. 

방향은 명확했다. 토트넘은 당연히 무게중심을 공격 쪽으로 이동시켰다. 첼시는 안정되게 지키며 묵직하게 카운트어택을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점유율은 거의 7-3 토트넘 우위였다. 문제는, 토트넘은 슈팅까지 이어지는 게 힘들고 외려 역습하는 첼시가 골에 근접한 장면들을 더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콩테 감독은 후반 33분 전방의 윌리안-모라타를 페드로와 바추아이 투톱으로 바꾸었다. 여기서 변수가 발생했다. 토트넘 수비진에게 역습 대응에 대한 부담을 더 주기 위한 교체였는데, 이것이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왔다.

후반 37분 바추아이의 자책골이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이 나왔다. 토트넘 프리킥을 밖으로 걷어내려던 바추아이의 헤딩이 마치 슈팅처럼 날카롭게 첼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경기는 전혀 알 수 없는 흐름으로 진행됐다. 분위기 상으로는 뜨거워진 토트넘이 유리해보였다. 그러나 이날 하늘이 택한 영웅은 첼시의 마르코스 알론소였다.

후반 42분 토트넘 공격을 끊어낸 뒤 곧바로 이어진 첼시의 역습에서 알론소가 왼발 슈팅으로 다시 앞서 나가는 골을 터뜨리면서 웸블리에 모인 홈 팬들을 좌절시켰다. 이 득점은 2-1 첼시의 승리를 알리는 결승골이 됐고, 디펜딩 챔피언은 1라운드 패배를 씻을 수 있었다. 반면 새집에서 승전고를 노렸던 토트넘은 아쉽게 고개를 숙였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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