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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발委' 반발 심화…秋-친문 '갈등' 확산(종합2보)

지방선거 공천권 두고 대립 모양새…의총서 격론
秋, 주말 페이스북서 해명…친문 의원들도 반박

(서울=뉴스1) 성도현 기자 | 2017-08-20 20:49 송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성동훈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 News1 성동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추미애 대표를 중심으로 당 혁신기구인 '정당발전위원회'(정발위)를 꾸렸으나 당내 친문(친문재인)계의 잇따른 반발에 양측 갈등으로 상황이 번지는 모양새다.

추 대표는 지난 18일 의원총회에서 정발위 구성과 관련해 소속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했지만 전해철·홍영표·윤호중 의원 등 친문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결론을 내지 못했다.
특히 의총에서는 '선거 1년 전 경선 룰을 확정'하도록 한 당헌·당규를 지키지 않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 많이 나왔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선 룰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설훈 의원은 이 자리에서 "헌법을 지키지 않으면 대통령도 탄핵되는데 당헌을 지키지 않으면 당 대표도 탄핵감"이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추 대표는 정발위 구성 문제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란으로 번지는 상황을 막기 위해 주말인 19~20일 잇따라 페이스북을 통해 해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추 대표는 19일에는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듯 혁신과 개혁도 당장은 불편하지만 당을 건강하게 만들자는 것"이라며 "이긴 정당이 이긴 힘으로 현재의 지지율에 안주하지 말고 고치고 다듬어 당의 체력과 체질을 강화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발위와 적폐청산특위 2개의 특위는 당헌·당규에 따라 설치한 것이므로 '금시초문'이라거나 당헌·당규에 근거가 없다는 일부 의원님의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News1 이동원 기자

그는 20일에도 "정당발전위원에 대해 불필요한 억측과 왜곡이 있다"며 "중앙당이 공천권을 회수하려고 한다든지 문(재인) 대통령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든지 소설 같은 허구와 왜곡을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계파와 당내 실세, 지역 국회의원의 입김이 아니라 자신의 실력과 노력으로 정치를 배우고 국회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의도 정치도 명망가 정치, 계파정치에서 탈피해 지방의회에서 실력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친문계 등 반발 세력들을 겨냥하기도 했다.

이에 전해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혁신위원회에서 어렵게 마련해 이미 당헌·당규에 반영시킨 혁신안조차 실천하지 않으면서 당원의 신뢰와 지지를 구하고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또 "2015년 문재인 대표 체제 하에서 지키려 한 것은 줄 세우기 없는 시스템 공천과 분권을 제도화하는 것"이라며 "지방선거 1년 전 (경선 룰 확정) 규정은 선거 직전 경선방법을 임의로 정해 줄 세우기의 폐해를 만드는 관행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의원은 "이같은 당헌·당규를 실천하자고 하는 주장을 마치 혁신에 반대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이 규정에 대해 분권 전횡, 시도당 위원장의 줄 세우기 도구로 남용될 소지가 있다는 인식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홍영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승리를 위해 하나로 뛰었던 의원들이 한순간에 반개혁세력으로 지적받는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기 어렵다"며 "의원들이 당의 혁신에 반대하고 지방선거 공천권이나 행사하려는 구태 정치인으로 매도되는 듯한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적폐청산위와 정발위를 반대하지 않고 당헌·당규에 위배된다고 보지도 않는다"면서도 "해당 선거일 1년 전까지 (공천 규정·절차를) 확정·공표해야 한다는 것, 중앙권한의 분권이양이 처음 적용되는 당헌·당규를 해보지도 않고 바꾼다면 절차를 지키지 않는 것이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정당발전위원장. © News1 이동원 기자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정당발전위원장. © News1 이동원 기자

그러면서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생각을 언론에 전하거나 SNS를 통해 밝힌 적이 없다. 당의 안정과 단결을 위해 신중하고 자제하고자 하는 고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번 상황이 더 이상 갈등과 대립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희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새로운 룰을 적용하더라도 다음 지방선거는 아니다"며 "이미 1년전 발표라는 당헌·당규를 어긴 상황에서 룰을 뒤집는다면 새롭게 만든 룰도 다음 지도부가 지키지 않을 수 있는 개연성을 남길 뿐"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정발위는 마땅히 추진해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문재인 당 대표 시절 혁신위원회가 결정한 중앙당의 전략공천 권한과 경선 1년전 경선 룰 확정·발표 부분은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추 대표는 이날 오후 늦게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문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 섰고, 문재인 정부 지킴이로서도 앞장서고 있고, 문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에 추진하려던 정당혁신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상황을 수습하고자 했다.

추 대표는 또 "'친문 정조준'이나 '추미애 vs 친문 전면전'과 같은 갈등조장형 언어는 제발 피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부탁했다.

민주당은 현재 정발위 구성을 매듭짓지 못하고 한 차례 더 의총을 열기로 했다. 오는 2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관련 내용을 두고 의총에 이어 재격론이 오갈 수도 있다.

민주당은 오는 25~26일 의원 워크숍(연찬회)을 예정하고 있는데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주목되는 상황이다.


dhspeop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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