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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자체 '살충제 계란'조사, 시약도 제대로 없었다

"대다수 지자체 27개 항목 전부 조사하지는 못해"
불충분한 검사, 신뢰성 의문

(광주=뉴스1) 박중재 기자 | 2017-08-18 17:43 송고 | 2017-08-18 17:52 최종수정
전남지역  한 산란계농장에서 닭들이 모이를 먹고 있다.  2017.8.16. /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전남지역  한 산란계농장에서 닭들이 모이를 먹고 있다.  2017.8.16. /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정부의 '살충제 계란' 조사가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역 지자체들이 '계란 농약군 잔류허용기준'에 규정된 27개 살충제 성분을 확인할 시약을 구비하지 못한 채 진행한 '불충분한 검사'를 바탕으로 최종 결과를 발표했기 때문이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전국 1239곳의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성분 27개 항목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1190개 농장이 적합·49개 농장이 부적합으로 최종 판정됐다. 부적합 49개 농장은 일반 농장(전체 556개) 18곳, 친환경 농장(683개) 31곳이다.

친환경 인증 산란계 농가는 인증 기관인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일반 산란계 농가는 해당 광역지자체에서 계란내 잔류 농약검사를 실시했다.

하지만 뉴스1 취재 결과, 농산물품질관리원과 달리 대다수 광역지자체에서는 계란내 농약성분의 독성여부를 확인·검출할 시약을 구비하지 못해 27개 항목 모두를 검사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관내 산란계 농가 97곳에 대한 살충제 잔류물질 전수검사 결과 7곳에서 살충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7곳 가운데 3곳은 친환경 인증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농가 97곳 가운데 친환경 인증 78농가는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나머지 비인증 농가 19곳은 전남도 동물위생시험소가 검사를 진행한 결과다.

그러나 도 동물위생시험소의 경우 27개 항목 중 살충제 성분 검사가 가능한 항목은 23개 항목으로 스피로메시펜(Spiromesifen) 등 4개 항목은 시약이 없어 조사가 이뤄지지못했다.

시험소 관계자는 "5월부터 식용란 잔류농약 검사항목이 기존 19개에서 7개 항목이 추가됐는데 이를 검사할 장비를 세팅하지 못했다"며 "갑작스럽게 '살충제 계란 사태'가 발생했고 식의약청 등에서 제 때 (시약)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 뿐만 아니라 대다수 지자체에서 시약을 완비하지 못해 일부 항목은 제외한 채 검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살충제 계란 전수검사 결과를 발표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7.8.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8일 정부세종청사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살충제 계란 전수검사 결과를 발표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2017.8.18/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광주시도 관내 산란계 농장의 계란을 수거해 농약 검사를 진행한 결과, 살충제 성분이 '불검출'돼 유통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 보건환경연구원 역시 27개 항목 중 스피로메시펜과 설폭사플로르(Sulfaxaflor) 등 2개 항목은 시약이 없어 검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연구원은 지난 6월 검사항목이 추가된 뒤 시약 등을 구비하지 않다가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된 뒤 뒤늦게 관련 시약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농산물품질관리원으로부터 최대한 빠르게 시약을 확보, 관내 식용란 수집판매소에 대한 검사에서는 27개 항목을 모두 조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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