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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중국-인도 전쟁 가능성 거의 없다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8-18 13:04 송고 | 2017-08-18 16:01 최종수정
편집자주 한때 한국 천주교회에서 ‘메아 쿨파(Mea culpa)’ 운동을 한 적이 있었다. 메아 쿨파는 라틴어로 ‘내 탓이오’란 뜻이다. 따라서 ‘시나 쿨파(Sina culpa)’는 ‘중국 탓’이란 뜻이다. 중국이 굴기하면서 전 세계에, 특히 이웃인 한국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다. 웬만하면 중국 탓인 시대가 온 것이다.
SCMP 갈무리
SCMP 갈무리

중국과 인도의 국경대치가 두 달 이상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서방 언론들도 중인 국경분쟁에 관심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국 간의 국경대치가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단 분쟁의 원인을 보자. 분쟁의 발단은 중국군이 도카라(중국명 동랑) 고원에서 도로를 건설하면서 인도 쪽으로 깊숙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사실은 인도 땅이 아니라 히말라야 소왕국 부탄(인구 80만)의 땅이다. 그런데 인도가 흥분하는 이유는 이 도로가 완성되면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닭목 회랑’의 접근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닭목 회랑은 인도 북동부 7개주와 바로 연결되는 군사적 요충지다.  
인도는 도로건설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중국군은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인근에 있는 두 개의 인도군 참호를 점령해 버렸다. 이에 따라 양국군이 분쟁지역에 집결하게 됐다. 현재 각각 3000여 명의 병력이 두 달 이상 대치하고 있다. 

인도가 흥분하는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인도가 바로 부탄의 '보호국'이기 때문이다. 부탄은 티베트가 중국에 먹히는 것을 보고 위기를 느낀 나머지 인도에 나라를 의탁했다.  

그러나 전쟁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단 인도는 선제공격을 할 군사적 능력이 없다. 중국도 최소한 올가을 제19차 당대회가 끝나기 전까지는 선제공격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일단 인도 국가회계국의 보고서를 보자. 인도 국가회계국은 지난달 인도 의회에 보고서를 제출했다. 국가회계국은 인도군이 10일치 총알을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빈약한 무장을 하고 있다며 중인 전쟁이 결코 발발해서는 안된다고 보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인도군은 전쟁이 났을 경우, 10일간 쓸 수 있는 분량의 실탄만 소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공군과 해군의 준비태세도 문제가 많으며, 특히 중인 국경지역의 중요한 6곳에 배치돼야 하는 미사일이 아직 배치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비해 중국은 군사 현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은 연간 국방비로 1520억달러를 쓴다. 인도는 510억달러로 3분의1 수준이다. 

중국의 국방력은 인도를 압도한다. 중국은 인도보다 잠수함을 4배 가지고 있고, 전투기도 두 배 이상 보유하고 있다. 미사일 사정거리도 중국은 1만4000km, 인도는 5,000km다. 따라서 인도가 먼저 중국을 선제공격하는 것은 자살행위와 다를 것이 없다.

최소한 올가을 열리는 제19차 당대회 전까지 중국이 인도를 공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최근 시진핑 주석의 관심은 온통 19차 당대회에 쏠려 있다. 이번 19차 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를 확정하기 때문이다. 지금 그에게는 북핵문제나 인도와 국경분쟁보다 더 중요한 것이 19차 당대회에서 어떻게 하면 자파세력을 요직에 더 많이 심어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열 것인가이다.

특히 공산당 당대회는 공산당의 가장 큰 잔치다. 큰 잔치를 앞두고 내우는 물론 외환이 있어서도 안된다. 따라서 올 가을 당대회가 끝나기까지 중국이 인도를 침공할 확률은 거의 ‘제로’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이번 긴장을 어떻게 끝낼 수 있을까? 이번 긴장으로 가장 괴로워하는 나라는 부탄이다. 부탄은 동북아 문명을 대표하는 중국과 서남아 문명을 대표하는 인도 사이에 끼어 눈치만 보고 있다. 당초 부탄은 인도에 크게 경사돼 있었다. 아직까지 중국과 국교도 맺지 않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이 굴기함에 따라 부탄 내에서도 인도가 아니라 중국에 줄을 서야 한다는 주장이 늘고 있다. 중국과 정식으로 외교관계를 맺고 중국에 의탁하자는 친중파가 늘고 있는 것. 실제 일각에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훼방 놓는 인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부탄이 제시하는 해법은 간단하다. 중국이 먼저 인도가 철군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한다는 것이다. 일단 도로 건설을 중단하고 인도군이 철군할 수 있는 명분을 주면 갈등이 큰 문제없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도로 건설 중단을 할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부탄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고래(중인) 싸움에 새우(부탄) 등이 터진 격이다.

한국과 비교해도 너무 작은 부탄이지만 부탄을 보면서 한국이 ‘오버랩’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국가 사이에 낀 한국과 중국과 인도라는 거대 문명 사이에 낀 부탄의 운명이 애처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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