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트럼프, 美 증시 희망에서 악몽으로…"금기 건드렸다"

'트럼프트레이드' 끝…"감세 기대감은 살아 있다"

(서울=뉴스1) 정혜민 기자 | 2017-08-18 09:09 송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지난해말 이후의 미국 주식시장 상승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때문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른바 트럼프 트레이드다. 하지만 이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증시의 '악재'로 돌변해 있다. 

17일(현지시간) 증시에서 급격한 매도세가 나타났다. 투자자들은 백악관 참모진들의 '엑소더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친성장 정책을 추진한 트럼프 대통령의 능력에 대한 의문도 떠올랐다. 개리 콘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사퇴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문이 퍼진 가운데 존 켈리 비서실장이 트럼프에 낙담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날 미국 증시의 S&P500은 1.5% 내린 2430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을 경험했다. 하지만 S&P500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이후로 여전히 13.5% 정도 오른 상태다. '공포지수'로도 통하는 CBOE변동성지수(VIX)는 32% 치솟은 15.55를 나타냈다.

린제이 그룹의 피트 부크바르 수석 애널리스트는 "처음으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명하게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그의 의제는 위협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은 그의 팀, 그의 행정부가 해체되는 것을 우려한다. 이는 세제 개혁에 의미하는 바가 있다. 매일 그는 의회에서 새로운 적을 만든다. 오늘 그는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에게 싸움을 걸었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시장이 18일까지는 샬러츠빌 유혈사태와 관련한 여파에 초점을 계속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트 호간 분더리히 수석 전략가는 이제 시작이라고 말한다. 그는 "18일 어닝시즌이 끝난다. (시장의 초점은) 미시에서 거시로 전환될 것이다. 이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어닝 시즌 동안 시장은 타격을 크게 입지 않은 모습이었다. 실적 이외에는 어떤 것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그러나 이제 시장은 트럼프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호간 전략가는 "이것은 지금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다. 기업의 CEO들이 대통령을 떠나는 것은 중요한 이야기다. 단순히 경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화당원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떠날 것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은 금기시되는 것(the third rail)을 건드렸고 아무도 그와 관련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마지막 남은 희망이 있다면 공화당원들이 그와 관련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2018년 전까지는 세제 개혁안 등 성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통과시키기를 원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샬러츠빌에서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 과정에서 유혈 사태가 벌어진 것과 관련해 "내 생각엔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며 백인우월주의자들을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로 인해 대통령 직속 경제자문단에 참가했던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사퇴하자,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제조업자문단(AMC)과 전략정책포럼(SPF)을 완전히 해체하기도 했다. 이제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서 공화당의 지지를 얻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을 우려하게 됐다.

17일 밥 코커 공화당 상원의원(테네시)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안정감' 혹은 '성공을 이끌 수 있는 역량'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약간의 급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여러 발언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차별을 상징하는 남부연합 동상들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리의 아름다운 동상과 기념물이 제거되고 있다. 위대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가 찢겨 나가는 것을 보니 슬프다"고 적었다.

또한, 증시에 매도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트위터를 통해 바르셀로나 테러 공격을 규탄하고 스페인에 대한 지원을 제안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바르셀로나 테러 공격을 규탄한다. 필요한 것이 무엇이든 돕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방송 CNBC는 그의 발언이 증시의 변동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CFRA의 샘 스토벌 수석 전략가는 트럼프가 더 고립되어 간다고 말했다. 그는 "크게 우려되는 부분은 트럼프 대통령이 결국 우리, 미국, 그리고 세계로부터 결국 고립될 것이라는 점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도 트럼프 트레이드는 끝났을 것이다. 그러나 좀 더 단순히 보자면 '텍스 트레이드(the tax trade)'였을 수 있고, 이것은 트럼프에게서 나온 것이 아닐 수 있다. 이런 목표들(세제 개혁 등)은 여전히 존재한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원한다. 단지 '챔피언'이 바뀌는 것이다"고 밝혔다.


hemingway@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