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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 선주 한·중에 같은 건조의향서 …조선업계 '씁쓸'

韓 STX조선·中 진링조선소와 동시에 LOI, 경쟁유도
불황에 뒤바뀐 갑을...中 조선소 경쟁붙여 값 깎을 심산인 듯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2017-08-17 16:03 송고 | 2017-08-17 16:07 최종수정
STX조선해양 MR탱커. © News1
STX조선해양 MR탱커. © News1

국내 조선소가 최근 프랑스 선사와 체결한 건조의향서(LOI)를 두고 조선업계에서 안타까움이 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에서 LOI는 일종의 '우선협상대상자' 개념이다. 그래서 보통 1개사와 LOI를 맺는게 일반적인데 그것을 깨는 사례가 나오자 업계는 불황기에 선사들이 '슈퍼갑'이 됐다며 씁쓸해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STX조선해양이 프랑스 한 선사와 맺은 LOI를 두고 우려섞인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앞서 STX조선은 이달 초 프랑스 소카트라와 척당 3200만달러 규모, 최대 4척(옵션 2척 포함)의 MR탱커(중형 석유제품운반선)에 대한 LOI를 체결했다. 그러나 소카트라는 STX조선을 비롯해 중국 진링조선과도 같은 LOI를 맺었다.

선사들은 보통 발주 전 단계로 조선소 한곳과 LOI를 체결하고 최종적인 가격과 사양을 조정한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LOI를 맺은 조선소를 일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인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 조선소 관계자는 "물론 LOI를 맺었다고 해서 100% 수주 본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LOI가 무산된 후 선사들이 다른 조선소와 접촉한 적은 있어도 지금처럼 2개 업체와 동시에 LOI를 맺은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은 소카트라가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진링조선과 경쟁을 해야하는 처지가 됐다.

또다른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입찰의 경우 발주처가 한국 조선소를 선택하고 싶은데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면 일부러 단가가 낮은 중국 업체를 참가시켜 경쟁을 유도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하지만 상선에서는 이런 경우를 거의 못봤는데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조선업 불황에 따라 선사들의 협상력이 너무 커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감이 없어 허덕이는 조선소들의 경우 울며 겨자먹기로 선사들의 요구에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본계약 전단계에서 두곳의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상황을 보며 조선소를 고르겠다는 메시지를 준 것"이라며 "하도 조선소들이 일감부족에 시달리니까 이제는 이런 경우까지 나왔다"고 분석했다.

이어 "10년전 조선업 초호황기에는 물량이 너무 많아 선사들이 '우리 선박의 건조 일정을 당겨달라'며 추가 금액을 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하지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 같다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i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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