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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왜 끝? 靑-기업인 간담회 '낯선' 자리배치

경제계 1위인데 초청된 손님중 맨끝...27일과 다른 분위기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7-30 12:21 송고 | 2017-07-30 14:28 최종수정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오현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2017.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 청와대 본관 로비에서 기업인들과 칵테일 타임 간담회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날 권오현 삼성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이 참석했다. (청와대) 2017.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재계 순위 1위 삼성 자리배치가 왜..."

지난 27~28일 이틀간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를 지켜본 경제계 한 인사의 관전평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첫 대면이다 보니 누가 어디에 앉느냐까지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이번 회동에서 과거와 다른 점은 '삼성'의 자리배치다. 28일 둘째날 간담회에서 경제계 순위 1위인 삼성의 자리는 대통령의 맞은편 왼쪽 끝에서 세번째 자리였다. 옆에 앉은 경제수석과 대변인을 제외하면 기업인들 가운데는 왼쪽에서 가장 끝에 앉은 셈이다. 자리배치로만 보자면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과 같은 급으로 분류됐다.

경제계 1위 삼성, 왜 맨 끝자리?

전날과 비교해보면 이런 자리 배치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날 재계 2위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의 자리는 바로 문 대통령 옆이었다. 청와대에서 특별히 자리배치에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힘들지만 전통적인 관행에 비춰 경제계에서는 '낯설다', '부자연스럽다'는 관전평이 나오기도 했다. 보통 초청받은 손님의 연령, 친밀도 등을 고려해 가장 비중있다고 보는 사람을 초청자 내지 주최자 맞은편이나 옆에 앉히는 것이 관행이다. 27일첫째날 간담회에서는 문 대통령 맞은편에 나이가 가장 많은 손경식 CJ회장이 자리했다.

28일 간담회 참석자 중 오너일가가 아닌 전문경영인은 권 부회장과 황창규 KT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등 3명이다.
총 23명이 모여앉은 타원형 모양의 라운드 테이블 가운데에 문 대통령이 앉았고, 양 옆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앉았다. 황창규 회장이 최 회장 옆자리였다. 박 회장 옆자리는 최길선 회장이 앉았다. 단체장인 박 회장은 27일에도 대통령 우측에 자리했다. 

문 대통령 맞은편에는 신동빈 롯데 회장과 허창수 GS 회장이 앉았다. 신 회장 옆에 권 부회장이 허 회장 옆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착석했다.

첫째날인 27일 실내 간담회에서는 가운데에 박용만 회장 좌측에 정의선 부회장이 앉았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박 회장 옆자리였다. 정 부회장 옆엔 구본준 LG 부회장이 앉았다. 대통령 맞은편에 자리한 손 회장 좌측엔 박정원 두산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앉았고 우측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착석했다. 테이블 양편엔 청와대 장하성 정책실장과 반장식 일자리수석, 홍장표 경제수석, 정부 측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이 자리했다.

스탠딩 호프나 칵테일타임과 달리 실내 간담회는 사전 자리 배치가 돼 있었다고 한다. 자리배치 기준은 그룹 총수가 직접 온 경우에 대통령과 가까운 자리로 배려됐다고 전해졌다.

하지만 과거에도 삼성의 경우 대외협력을 담당하는 부회장이 대통령과의 대화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 경우 재계 순위 1위에 걸맞는 배려가 있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기업은 선물, 대통령은 청취...민감한 주제에 대한 논의는 안해

한편 청와대에 따르면, 간담회에서 지배구조나 불공정거래 문제, 최저임금, 법인세 인상, 적폐청산, 최순실 국정농단 등 불편한 주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배구조나 불공정거래와 같이 서로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고 어떻게 하면 도와드릴까 하는 것이였다"며 "대통령이 많이 개입했지만 생각을 전하는게 아니라 기업의 애로사항 청취를 위해 듣는 것이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기업들 역시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없이 준비해간 선물 보따리를 푸는데 주력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적기업을 강조하며 "저희가 (사회적기업의 일자리 창출에) 최소한 500억원 이상씩은 계속 투자해왔다"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롯데가 지난 10년간 정규직을 가장 많이 늘려왔다는 점을 소개한 뒤 "앞으로 3년간 롯데의 정규직 전환에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은 "GS리테일 가맹점주에 대해서 최저수익보장제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상생경영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황창규 KT회장은 KT의 인프라를 활용해 미세먼지를 측정하는 측정망을 보급하는 대책을 수립하는 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대규모 투자에 대해 감사의 뜻을 전하는 문 대통령에 "열심히 계속 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앞서 간담회 전인 24~26일 두산, SK, 삼성 등은 각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상생협력 펀드 등의 선물보따리를 발표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00억원 규모의 물대지원 펀드를 조성, 협력사들의 경영안정화 지원하기로 했다. 물대지원 펀드를 통해 2차 협력사들도 물품대금을 '30일 내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게 된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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