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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졸속'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안 밝힌 이유

국방부와 조율없는 졸속 발표…소송 의사 빗발쳐
러시아 스캔들 위기 속 국면전환용이란 관측도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2017-07-27 15:46 송고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 불허 방침에 항의하기위해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앞에 시위대가 모였다. © AFP=뉴스1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 불허 방침에 항의하기위해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 앞에 시위대가 모였다.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트랜스젠더(성(性)전환자) 군복무 불허 발표는 국방부와 충분한 시간을 갖고 논의되지 않았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트랜스젠더 현직 군인들의 거취를 포함한 구체적 계획이 전혀 포함되지 않아 '졸속' 발표란 비판이 나온다.

◇국방부와 사전 조율 없이 발표…매티스 '황당'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랜스젠더 군 입대 불허를 천명하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심지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대통령의 발표 시간 휴가 중이었고 관련 발표를 불과 하루 전 통보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이 관련 방침을 트위터를 통해 밝힌 것에 대해 매티스 장관이 끔찍해했다고 보도했다. 해외에 파병되어 있을 수 있는 트랜스젠더 군인에게 트위터로 해고 통보를 한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물론 성소수자에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내온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전임 정부의 성전환자 입대 허용 조치를 번복할 것이란 전망은 일찌감치 제기됐었다. 오바마 행정부의 결정으로 트랜스젠더 군복무는 지난 7월 1일부터 공식 허용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6월 이를 유예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도 아예 트랜스젠더를 금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표는 예상보다 너무 급진적이고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선 러시아 대선 개입 스캔들 수사로 수렁에 빠진 트럼프 대통령이 트랜스젠더 군복무 안으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까지 제기됐다. 뜨거운 사회적 쟁점을 이용해 여론을 환기시키려는 의도란 추정이다. 조수아 블록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 변호사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나라에 목숨을 건 군인들을 담보로 값싼 정치적 점수를 얻으려 한다"고 꼬집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일부 의원들은 동성애와 성전환에 적대적인 보수 기독교 단체의 압력을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의 여러 정책에 지지를 표했던 보수 기독교단체 가족연구위원회(FRC)의 토니 퍼킨스 회장은 미국 예산으로 미군 성전환 수술을 지원하려는 의회 움직임을 막기위한 로비를 활발히 벌여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AFP=뉴스1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AFP=뉴스1

◇현직 트랜스젠더 군 거취는?

조급한 발표는 여러 의문을 낳았다. 현직에 있는 성전환자는 어떻게 되는지, 앞으로 성전환 수술 여부를 밝히는 군인에게는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등에 대한 질문이다.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백악관과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군 개인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새로운 지시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전임 정권에서 트랜스젠더 군복무 허용 결정을 지지했던 인권단체 팜센터 소장 샐리 도넬리는 매티스 장관과 국방부 주요 지도부가 현직 트랜스젠더군인은 남아야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군내 트랜스젠더를 '불허'한다는 트럼프 대통령과 이견이 생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졸속 추진된 이번 안이 본격 추진되기 전에 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이 연방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처럼 트랜스젠더군 불허 결정의 합법성 여부를 따지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여기저기서 소송 의사가 빗발쳤다. 군대 성소수자 인권단체 아웃서브-SLDN가 일찌감치 소송 의사를 밝혔으며 26일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선 동성애 커밍아웃한 뉴욕주 상원의원(민주당) 브래드 홀리먼이 이끈 시위에 수백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트랜스젠더군 불허 방침을 뒤집을 민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알려졌다.

첫 공개 미군 트랜스젠더인 블레이크 드레만 해군소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결정을 비판했다. [출처=CNN캡처]© News1
첫 공개 미군 트랜스젠더인 블레이크 드레만 해군소령은 CNN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랜스젠더 군복무 금지 결정을 비판했다. [출처=CNN캡처]©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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