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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印 국경분쟁 中이 양보해야”- SCMP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7-27 10:33 송고 | 2017-07-27 11:34 최종수정
중국과 인도가 한 달 이상 50년래 최악의 국경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중화권의 유력 매체인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인 국경분쟁에서 중국이 양보해야 한다”는 칼럼을 실었다.

인도인이 기고한 칼럼이지만 중화권 매체가 이 같은 주장을 담은 칼럼을 신문에 싣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따라 칼럼의 주 내용을 요약한다.  
글의 저자는 ‘니틴 파이’로, 인도 방갈로르에 있는 공공정책 교육센터의 원장이다. 

중국은 1962년의 실수를 다시하고 있다. 또 중국 국방부의 협박은 양국의 관계를 수십 년 전으로 후퇴시키고 있다. 이는 중국은 물론 인도에게도 손실이다.

1962년 중인 국경분쟁은 중국의 일방적 승리로 끝났다. 중국은 정치적 군사적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자와할랄 네루 당시 인도 총리에게 중국의 힘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62년 국경분쟁 당시 인도 군사들이 접경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 SCMP 갈무리
62년 국경분쟁 당시 인도 군사들이 접경지역을 순찰하고 있다 - SCMP 갈무리

1950년대 네루는 중국의 세계적 굴기를 위해 노력을 했던 인물이다. 네루는 중국을 유엔 상임이사국에 넣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며 중국의 상임이사국 진입을 도왔다. 당시만 해도 양국은 우정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우호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1962년 국경 분쟁 이후 양국의 관계는 소원해 졌다. 이후 1998년 인도가 핵무기 실험에 성공했을 때 인도의 국방장관은 인도의 주적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미국도 인도의 핵무기 실험을 방관했다. 북한과는 달랐다. 북한은 미국을 겨냥하는 것이고, 인도의 핵무기는 중국을 겨냥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중인관계는 해빙무드를 맞았다. 중국이 굴기함에 따라 인도에서 ‘Look East’ 즉 동방정책이 나왔다. 중국을 본받자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인도는 ‘친디아(Chindia)’라고 불릴 만큼 활발한 경제협력을 했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좌)와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 친디아 시대를 상징하는  사진 한 컷이다.  © AFP=News1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좌)와 만모한 싱 전 인도 총리. 친디아 시대를 상징하는  사진 한 컷이다.  © AFP=News1

이 시기 양국 정상은 1962년 국경분쟁을 뒤로하고 친디아 협력시대를 열었고, 인도의 반중정서도 현격하게 약화됐다. 

2016년 세계적 여론조사 기관인 퓨(Pew)리서치에 의하면 인도인들의 중국에 대한 적대감은 36%로 우호적인 감정 31%보다 약간 높게 나왔을 뿐이다. 전통의 라이벌인 양국의 관계를 고려할 때, 적대감이 36% 나온 것은 양호한 것이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중인 국경분쟁이 표면화하면서 인도에서 중국제품 불매운동이 벌어지고 중국에서는 강경한 발언을 서슴지 않음에 따라 양국간 감정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중국이 강경한 수사를 할수록 인도인들의 대중반감은 거세지고 있다. 

중국 국방부는 지난 24일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주권을 지킬 것"이라며 분쟁지역에서의 인도군 철수를 요구했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우리의 힘과 결의는 꺾이지 않는다"며 "산을 흔드는 것이 쉬울지 몰라도 인민해방군을 흔드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베이징이 이 같은 강경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공산당이 올가을 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당대회가 개최됐을 때 공산당이 인도에 밀리는 듯 한 인상을 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중국-인도의 국경에서 양국의 초병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 BBC 갈무리
중국-인도의 국경에서 양국의 초병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 BBC 갈무리

북경이 강한 수사를 할수록 인도의 반중감정은 거세지고 있다. 최근 실시된 퓨 조사에서 인도인의 70%가 중국을 적대국으로 생각했다. 2016년 실시된 조사에서 36%를 기록했던 것에서 두 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인도인구의 절반은 26세 이하이다. 이들은 1962년 국경분쟁의 기억이 없다. 그리고 중국에 대해서 큰 적대감이 없다. 만약 중국이 계속 국경분쟁을 끈다면 이들은 반중으로 돌아설 것이다. 

인도인의 반중정서는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에도 큰 차질을 가져올 것이다. 그리고 인도는 미국과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미국과 인도가 연합해 중국을 포위한다면 중국 또한 쉽지 않은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 중-인 국경분쟁의 이유 : 최근 중인간 국경분쟁의 발단은 중국이 티베트 둥랑(洞朗, 인도명 도카라) 고원에서 도로를 건설하면서 중국군이 인도 쪽으로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문제의 지역은 사실 인도 땅이 아니라 부탄의 땅이다. 부탄은 이 땅이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고, 인도는 부탄의 편을 들고 있다. 부탄은 중국과 국교가 개설돼 있지 않다. 따라서 인도를 통해 중국에 항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인 갈등의 양상으로 비화하고 있다.   

인도가 인도 땅이 아님에도 흥분하는 이유는 이 도로가 완성되면 중국이 전략적 요충지인 ‘닭목 회랑’의 접근이 용이해지기 때문이다. 약 20km에 달하는 이 지역은 인도 북동부 7개주와 바로 연결되는 군사적 요충지다. 중국이 닭목 회랑을 차지하면 유사시 인도 북동부 지역을 곧바로 쳐들어 갈 수 있다.    

인도는 도로건설을 중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중국군은 오히려 이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인근에 있는 두 개의 인도군 참호를 점령해 버렸다. 이에 따라 양국군이 분쟁지역에 집결하게 됐다. 현재 각각 3000여명의 병력이 한 달 이상 대치하고 있다.    

△ 국경분쟁의 기원 : 분쟁의 기원은 1890년까지 올라간다. 당시 인도를 식민지배하고 있었던 영국과 중국의 청나라는 국경조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 조약을 두고 부탄과 중국이 엇갈린 해석을 하고 있다. 부탄 측에서는 이 지역이 부탄의 땅이라고 해석하고 있고, 중국 측은 중국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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