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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52년 전통 대형인쇄소 신흥피앤피 경영 악화에 부도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7-26 18:58 송고 | 2017-07-27 10:49 최종수정
충무로의 한 인쇄소/뉴스1 DB
충무로의 한 인쇄소/뉴스1 DB

파주출판단지 내에서 규모 2위를 자랑하는 대형 인쇄소 신흥피앤피가 부도를 내고 26일 영업을 중단했다. 최근 또다른 인쇄기업인 백산인쇄가 문을 닫은 데 이어 건실한 기업으로 알려진 신흥피앤피까지 영업을 중단하자 출판인쇄업계의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의 인쇄업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흥피앤피 경영진은 경영악화로 인해 더이상 자금을 빌려 어음을 막지 않겠다고 직원들에게 밝히고 26일 결제가 돌아온 어음을 지불하지 않아 부도를 냈다.
출판계와 인쇄업계 관계자들은 신흥피앤피의 부도를 전혀 예상하지 못해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1965년 설립되었고 지난해 기준 매출이 115억이 넘는 대형인쇄소인데다가 그간 자산 상황도 좋은 것으로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자진폐업설은 지난 24일께부터 돌았고 신흥피앤피가 부채총계가 90억~150억원에 이른다는 말도 이와 함께 흘러나왔다.

어린이 베스트셀러인 '만화 그리스로마신화'를 인쇄한 것으로 알려진 백산인쇄 역시 최근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사실상 문을 닫았다. 신흥피앤피는 참고서와 학습지, 백화점이나 건설사에서 배포하는 전단지 등을 주로 인쇄해왔다.

전문가들은 인쇄소들의 잇따른 도산이 인쇄기계 설비가 혁신되어 고가의 리스비(대여비)를 내야하는 상황 속에서 출판계 불황이 길어져 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수십억원의 리스비와 인건비, 용지가격 인상 등의 상황에서 책이 팔리지 않고, 대형 인쇄 물량은 중국으로 넘어가 한정된 출판 물량의 수주를 위해 인쇄소들이 출혈경쟁을 하면서 적자가 심화되었다는 것이다.
인쇄업 관계자는 "30년간 인쇄비가 오른 적이 한번도 없고 도리어 전성기인 1970년대보다 인쇄 단가가 반토막이 났다"며 "극한의 지점을 이미 지나 앞이 보이지 않는 상태"라고 업계의 상황을 전했다. 대형인쇄소인 신흥피앤피가 폐업한 것은 그 정도로 인쇄업계의 상황이 안좋다는 의미라는 설명이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는 "작은 인쇄소들은 더한 빈사상태일 것"이라면서 "출판불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줄도산의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를 피하기 위해 인쇄업계가 불가피하게 인쇄단가를 올리면 자금여력이 없는 작은 출판사들도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내다봤다.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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