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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무시, 직접 바꾼다"…구의역에 모인 특성화고 학생들

"김군처럼 안타까운 죽음 반복되지 않도록"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2017-07-26 15:02 송고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제공) © News1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 제공) © News1


특성화고등학교 학생들이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던 김모군(사망 당시 19)이 숨진 구의역 9-4 승강장 앞에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는 김군처럼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특성화고 학생들에 대한 차별과 무시, 현장실습의 문제점을 학생 스스로 바꿔나가겠다"고 밝혔다. 
특성화고 학생들로 구성된 '특성화고등학생 권리연합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다시는 안타까운 죽음이 반복되지 않도록 스스로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해 현장실습 취업을 한창 준비하는 이 시기에 학생들이 모였다"며 "취업난이 심각한 현실 속에 남들보다 조금 빨리 취업해 경력을 쌓겠다는 특성화고 학생들은 '공부를 못해서 특성화고에 들어갔다'는 등 남모르게 무시와 차별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성화고 학생들은 자격증 취득, 한 번의 시험에 30개가 넘는 수행평가, 전문과목 내신준비, 취업준비를 동시에 완벽하게 하며 열심히 살아가지만 이같은 삶을 사회가 알아주진 않는다"며 "취업 후에도 대졸 출신과는 직급과 연봉에서 차별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올해 대경상고를 졸업한 김환수군(19)은 "특성화고 졸업생을 채용하는 기업에게 가족처럼 함께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인지, 가정부처럼 일할 사람을 찾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올해 통신서비스업에서 근무한 한 친구는 주말 출근이 계약서 상에서는 필수가 아니었지만 반강제식으로 나와야 했고, 성적인 발언과 농담을 수없이 들었지만 장난으로 넘길 때가 많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10월 수원의 한 업체에 취업한 현장실습생 A군(19)의 사례를 소개하며 "A군은 취업 당시에는 몰랐던 베트남 파견근무를 가게 됐고, 베트남 공장에서 하루에 12~22시간씩 일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너무 힘들었지만 누구도 잘못됐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았고 결국 올해 4월 그만두게 됐다"며 "현장실습생을 위한 제도, 청소년 노동보호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생들은 현장실습생을 위한 24시 신고상담센터 '특성화고 119'를 운영하는 한편 특성화고 학생들을 위한 멘토단을 운영, 이를 통해 학생 스스로가 최소한의 권리를 누리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학생의 날인 11월3일 전국 특성화고 학생들의 10만 권리선언을 발표, 학생들의 요구사항을 알린다는 방침이다.


jung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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